수수료가 높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은행의 자동화기기(ATM)가 사실은 기기운영으로 인한 수수료수입보다 보수·운영비용이 더 많아 1대당 연간 166만원씩 손실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7일 은행회관 16층 뱅커스클럽에서 '자동화기기 수수료, 과연 과도한가?'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주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우진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입장에서는 ATM운영이 금전적으로 손실"이라며 "수수료가 인하되면 그 손실은 결국 소비자의 몫"이라고 역설했다.
자동화기기를 운영하는데 드는 비용은 3942억원인데 수수료 수입은 3099억원 밖에 되지 않아 연간 844억의 손해가 발생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 이는 기기 한 대 당 166만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하지만 그의 이번 수익계산에서는 창구인력 대체효과와 기기설치로 인한 홍보·마케팅 효과는 포함되지 않아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이에 대해 김 연구위원은 "눈에 안 보이는 부수적인 효과들은 파악하기 어렵고, 설령 계산하더라도 범위가 너무 방대해 산정하기 어렵다"며 애매한 해명을 내놨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은행들 간 수수료 배분문제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A은행 고객이 B은행 기기를 이용해 업무를 처리했을 시 두 은행 간 수수료 수익을 어떻게 배분해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 금융사 간에 업무 처리와 수수료 수익을 놓고 현실적으로 갭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일부 증권사들은 자동화기기를 거의 설치하지 않으면서도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김 연구위원은 "하나의 브랜드로 ATM을 공동 배급해 사용하면 이 같은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며 "일정 대수 이하의 CD기기 보유은행에게는 현행 수준 이상의 수수료를 적용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