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국무총리가 26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선서하고 있다 (사진 = 국무총리실)
정홍원 신임 국무총리가 취임 둘쨋날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에 1억원을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이 통과된 후 박근혜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고 바로 취임식을 치른 정 총리는 27일 오전 국립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공식 업무에 돌입했다.
이어 비공개로 중구 정동에 위치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방문해 이동건 공동모금회 회장에게 1억원의 금일봉을 전달했다.
평소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정 총리는 모금회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기부금을 나눔과 기부 문화 확산을 위해 써달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부를 통해 중앙부처 고위관료로는 처음으로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하기도 했다.
1억원의 기부는 상당히 큰 액수로 행정부의 수장이 '통 큰' 기부로 훈훈한 감동을 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같은 기부가 '보통 사람' 논란과 전관예우 등 각종 의혹을 남긴 청문회에서의 이미지를 씻기 위한 시도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보통 사람'으로선 1억원의 기부는 상상하기 어려운 액수라는 것이다.
정 총리는 총리 지명 이후 첫 인사말로 "부족한 게 많고 화려한 경력을 가진 것도 아닌 보통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바 있다.
그러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공직 퇴임 이후 변호사 재직 시절 2년간 6억원 이상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를 두고 "한달에 3000만원 정도를 받은 것은 변호사 업계 상황으로 과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춘석 민주통합당 의원은 "2년간 10억원을 받은 후보자가 보통사람이냐, 보통사람들이 어떤 삶을 사는지 알아보고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 총리는 이에 "보통 사람의 마인드라고 생각한다"면서 "저는 평범과 비범의 세계를 경험했다"고 항변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팟캐스트 윤여준>에서 정 총리에 관해 "병역문제 등 이런 것보다도 자신을 '보통사람'이라고 한 부분이 국민들에게 반감을 사서 앞으로 총리가 된다고 해도 국민들에게 지지받기는 어렵지 않겠는가"라고 우려한 바 있다.
한편 총리실 관계자는 이번 기부에 대해 "동행한 직원들에게도 미리 알리지 않고 본인이 결정한 것"이라며 "현충원 참배를 마친 후 갑자기 차를 돌리라고 하셔서 직원들도, 공동모금회 측에서도 당황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문회 준비를 하면서 확인한 결과 법률구조공단 이사장 재직 시절에도 기부 내역이 발견됐다"면서 "이번 기부는 평소 개인적 소신의 연장선으로 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