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규 회장 "경영기반 구축했지만 손익 부진 아쉬워"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사진)이 농협금융 출범 1주년을 맞이해 "보람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시간이었다"는 표현으로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보람'으로는 안정적인 경영기반 구축을, '아쉬움'으로는 경영목표 달성 실패를 각각 꼽았다.
신동규 회장은 은행회관에서 진행된 농협금융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한해 성과중 가장 중요한 것은 50년 농협 시스템에서 농협금융을 분리한 것"이라며 "안정적 경영기반 구축은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부했다.
다만, 경상경비 절감 등 전사적인 비상경영에도 불구하고 손익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대목은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경상경비 20% 감축, 임원 연봉 반납 등 허리띠를 바짝 조이며 경영목표 달성에 매진했지만 출범 초기 부족충당금 충당, 기본인프라 구축, 브랜드사용료 등 생각하지도 못한 투자비용이 7000억원 이상이 발생하며 순이익을 감소시켰다는 것이 그의 설명.
신 회장은 올해 경영목표와 관련 "최근 내내외 어려운 경제여건 하에서도 목표손익 달성과 내년부터 본격적인 비상을 하기 위한 경쟁력 강화라는 두 가지 과제를 추진하는데 모든 역량을 결집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경영전략은 ▲비상경영체제 가동으로 위기관리 ▲경영혁신 체질개선 지속 ▲건전성을 중심으로 리스크관리 강화 ▲시너지 창출을 통한 신규 수익원 확보와 고객기반 확충 ▲사회적 책임경영 강화 등을 제시했다.
신 회장은 농협 노조 측에서 '사업구조개편을 통해 얻은 건 11조원의 빚 뿐'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농협이 신경분리 이후 빚 만 늘었다는 주장은 균형된 시각이 아니며 자산도 같이 늘어난 부분을 봐야 한다"며 "매년 1조원 이상 수익을 낸다면 노조 측에서 말하는 11조원의 빚도 10년 내에 갚을 수 있는 것 아니겠냐"고 해명했다.
또 그는 농협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에 새 정부에 대한 코드맞추기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농협은 일반 중소기업과 농식품기업 등에 대해 투트랙의 별도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중기 금융 전용상품도 1월부터 판매하고 있는 등 정부시책과 발맞춰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전산센터 이전문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신 회장은 "현재 보험쪽은 내년 초까지를 목표로 전산구축이 진행되고 있으며, 은행과 상호금융의 분리 작업도 속도를 낼 것"이라며 "서울시의 불허로 양재동에 전산센터를 건립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현재 5~6곳을 후보지를 놓고 대체부지를 고민하고 있으며 조만간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농협중앙회가 인사권 등 지주에 대해 과도한 간섭을 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의 단독주주로 존중해야 한다"며 "농협금융의 경영권도 중앙회와 맺은 경영협약 범위 내에서 행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농협금융에는 1만6000여명, 중앙회에는 5000여명의 임직원이 있는데 지주쪽은 사람은 많은데 임원급 자리는 오히려 적다"며 "임원급 자리가 적어 상호 교류를 안 하면 인사문제를 풀 수 없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카드분사와 관련해서는 비교적 선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금융권에서는 보통 경영이 어려울 때 카드분사를 하지 않고 호황기에 카드분사를 통해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는 경향이 있다"며 "현재 농협금융이 출범 2년차인데 카드분사를 생각하기는 빠르다"고 답변했다.
또 그는 "경영이 어려울 때는 카드사가 은행 내에 있는게 싸게 자금을 조달하고 은행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더 경영전략상 유리하다"며 "카드분사시 1조원 이상 자본금이 필요한데 이 부분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