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통과한 장관 7명…일괄 임명 검토
청와대가 6일 현 상황을 비상시국이라고 보고, 청와대 비서관과 부처 차관을 중심으로 비상국정운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 결과에 대해 "국회의 정부조직법 개편안 처리 지연과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지연으로 인해 정상적 국정 수행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판단해 비상시국이라는 인식과 자세를 갖고 국정 공백의 최소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주일만에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까지 나서면서 정부 조직개편안 처리에 집중했으나, 법안의 2월 국회 통과가 무산되자 국정 공백이 길어지게 된 상황을 우려한 조치다.
윤 대변인은 "매일 비서실장 주재 1일 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각 수석비서관실의 해당 비서관이 부처를 1대 1로 책임지고 현안에 대응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조직법이 처리되지 못해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 등의 신설과 각 부처 개편이 이뤄지지 못했고, 장관 청문회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청와대 비서관들을 통해 국정 현안을 챙기겠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한편 전체 국무위원 중 정홍원 국무총리 1명만이 공식 임명된 상황에서 국무회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난 주부터 국무총리실장 주재 차관회의를 통해 부처별 현안을 점검해왔다.
지난 28일에는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의 주재로 물가관계 부처 차관회의가 진행됐으며, 이어 임종룡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국정현안 점검 관계 차관회의가 열렸다.
이날도 정부는 오전 10시부터 신임 김동연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국민 생활안전 차관회의를 열고 유해물질 사업장 안전점검과 봄철 산불 예방, 학교 내 안전 사고 등 지난 4일 박 대통령이 지시한 과제들의 대책을 마련했다.
전 정권인 이명박 정부의 장관들보다 실무에 밝은 차관들을 중심으로 국정을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회의에 참석한 차관들이 자신의 거취와 새 장관의 정책 기조도 불분명한 상황에서 새로운 일을 계획하기 어려워, 국정 논의 자리가 '일상적 관리' 차원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상시국에서 탄력적이고 책임감있는 국정 운영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미 지난 5일까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장관 후보자가 7명이나 있는데도 이들의 임명장 수여를 늦추면서까지 비서관과 차관을 통해 국정운영을 하겠다는 청와대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윤 대변인은 장관 임명장 수여에 대해 "현재 일괄 수여 여부 문제를 검토 중"이라면서 "청문회를 지켜보면서 최종적으로 임명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때문에 유정복 안전행정부, 윤병세 외교부,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황교안 법무부, 서남수 교육부, 방하남 고용노동부, 윤성규 환경부 장관 내정자 등 7명은 청문회를 통과하고도 장관으로서의 공식 업무를 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국정공백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 7명의 장관에게라도 먼저 임명 절차를 밟아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안에 본격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도 빠른 공직 사회의 안정화가 필요하고, 장관 임명을 미루는 것이 야당을 압박하는 모양새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장관 임명 시기를 둘러싼 박 대통령의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