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어떤 세상인데…금융권 빅4, 여성임원 '0'

국민·우리·신한·하나, 최근 5년간 여성임원 全無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사회 각 분야에 여성들의 진출이 눈부시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유독 '여성 임원들의 무덤'으로 불려지는 곳이 은행권이다.

8일 김영주 민주통합당 의원은 금융기관(은행, 여신, 증권, 보험)의 여성 임원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2월 현재 국내 시중은행의 여성임원은 전체 임원 대비 0.5%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여성임원 비율은 3.9%인 11명이지만 외국계 은행을 제외하면 기업은행에 1명이 있을 정도로 여성의 임원 진출 통로가 막혀 있다.

특히 금융계의 '빅4'로 불리는 국민, 우리, 신한, 하나은행은 최근 5년간 단 한명의 여성임원도 없는 상태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경향은 지방은행은 물론 특수은행인 산업, 수출입은행과 농협도 마찬가지로 드러났다.

이에 비해 외국계은행인 씨티, SC은행의 경우 지속적으로 여성임원을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여성임원 비율이 적은 것은 여신, 증권, 보험 영역도 마찬가지였다.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경우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전체 임원 138명 중 여성임원은 불과 5명인 3.6%에 불과했다.

또 국내 10대 증권사는 80명 중 3명인 3.8%, 10대 생명보험사는 396명 중 17명인 4.3%(외국계인 ING를 제외하면 여성임원 비율 2%로 하락), 10대 손해보험사는 315명 중 2명인 0.6%를 기록하며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 김영주 의원은 "최근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비약적으로 늘어나고는 있지만, 금융회사들의 내부 인사 시스템은 여전히 남성 위주의 전근대적인 형태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권의 경우 초임 당시 여성의 비율이 남성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상회하는 대표적인 직종중 하나지만, 여러 인사 단계에서 결국 남성에게 밀리고 있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금융권이 기혼여성에 대한 암묵적인 차별, 자녀 보육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금융은 대표적인 서비스 산업중 하나로 현장에서 고객을 상대할 때는 물론 상품을 개발할때도 여성 특유의 섬세함은 큰 강점이 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유럽과 같은 일정비율 할당제와 강력한 인센티브제 등을 마련해 여성임원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은행)등기임원 뿐만 아니라 집행간부(부행장, 부행장보, 전무, 상무 등) 포함   (본부장은 제외)
출처 : 금융감독원(20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