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과 설, 우리 고유의 명절에 한과선물세트 만큼 소비자들로부터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선물도 드물다.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선물하는 이의 품격은 높여 주고, 받는 이의 마음을 흡족케 하는 우리네 전통식품 한과가 오래토록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은 느림의 미학 때문 일 게다.
송강 정철이 가사문학을 꽃피웠던 고장인 담양 창평에서 한과의 세계화를 꿈꾸며 오늘도 양질의 한과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한과제작에 여념이 없는 '안복자한과'의 안복자 대표(사진)를 만나 한과의 참맛을 느껴봤다.
기자와 첫 대면한 안 대표는 작업복 차림의 순수한 여느 집 아낙네 모습 그대로 였다. 직접 현장을 뛰며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안 대표의 얼굴에서 경영철학을 읽을 수 있었다.
안 대표와 한과의 인연은 19년 전으로 올라간다. 1980년 도시생활을 접고 창평으로 내려와 평범한 농부의 아내로 생활했던 그녀는 1994년 부업으로 시작했던 폐백음식이 모태가 돼 지금의 안복자한과를 탄생시켰다.
안복자한과의 자랑거리는 100% 우리농산물로 수작업을 통해 '제작 기간 1개월을 넘기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이다.
안 대표는 "내 식구가 먹는다는 마음으로 안전한 먹거리를 만들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제품 유통기한을 길게 잡을 수 없고, 백화점에서 납품제의가 들어와도 제품수량을 맞출 수 없어 못 넣고 있습니다. 아니 안 넣는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안복자한과는 재료값의 비중이 50%를 차지할 정도로 원재료의 비중이 높은 데다 모든 재료를 친환경우리농산물로 사용하는 만큼 자부심 또한 높다.
옛 방식을 고집하다 보니 '안복자한과'의 제작기간은 빨라야 한달 가량이 소요된다. 반면 유통기한은 매우 짧다. 짧을수록 최상의 맛을 전달할 수 있다는 안 대표의 고집 때문이다. 안 대표의 이런 철학은 미리 많은 제품을 제작해 창고에 보관해 판매하는 방식을 거부한다.
오전에 쓴 기름은 버리고, 오후에 새기름으로, 하루에 두 번 기름을 교체한다는 창업초기 원칙은 지금도 지켜지고 있다. 이 같은 안 대표의 고집은 한과의 산패율을 낮춰 정성, 빛깔, 맛의 3박자가 어우러지면서 고품질의 한과로 탄생한다.
이런 이유로 한번 인연을 맺은 손님은 10년이 넘도록 변함없이 안복자한과를 찾고 있다.
안 대표는 사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끊임없는 제품개발을 통해 신지식농업인, 수출유망중소기업 선정, 전통식품품질인증을 받았다. 또 한과 업계 최초로 2007년 파워브랜드로 선정돼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성실한 세금신고와 납부로 지난 3월 납세자의 날에는 '소상공인'으로 선정, 국세청장 표창장을 받았다.
2005년부터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현재에는 미국,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케나다. 홍콩으로 매출의 10%를 수출하면서 매출도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안 대표는 "세계에서 안복자한과의 브랜드가치를 높여 세계인이 즐겨먹는 한과를 생산하고, '차와 한과'의 맛을 한 곳에서 느낄 수 있는, 한국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게 작은 꿈"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