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전용 자본시장인 코넥스(KONEX)가 올해 상반기 출범할 예정이지만 증권사들이 누리는 실익은 미미할 전망이다.
코넥스 상장기업들의 규모가 작고 시장에 참여하는 전문투자자들의 주권거래 회전율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다만 KTB투자증권은 30년 이상 벤처캐피탈 업력을 활용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 시장 대비 진입장벽을 대폭 낮춘 코넥스(KONEX·Korea New EXchange) 시장의 상장 요건은 자기자본 5억원 이상, 매출액 10억원 이상, 순이익 3억원 이상 중 한 가지 요건만 충족시키면 된다.
■ "코넥스, 증권사 도움 안 돼"= 20일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넥스 시장이 올 상반기 출범될 예정이지만 당장 증권사들의 실익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손 연구원은 "코넥스 상장 기업들의 절대 규모가 크지 않아 증권사 이익 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수익원별 실익은 PI(자기자본투자)와 IB, 브로커리지 순"으로 예측했다.
특히 증권업계 브로커리지 연간 예상 수익은 10억원 이하로 예상된다. 지난해 증권업계 전체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4조원을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거의 저조한 수준인 것.
업계는 개인투자자들의 참여가 제한돼 있다는 점에서 코넥스의 회전율이 100%를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의 목표대로 출범 첫 해 50개사가 상장하더라도 회전율이 100%를 밑돌 경우 브로커리지 부문 수수료 수익은 10억원에 못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손 연구원은 "브로커리지의 경우 개별 코넥스 상장 기업들의 규모가 작을 뿐만 아니라 회전율이 매우 높은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를 제한한다는 점에서 코넥스 시장의 시가총액 회전율은 100% 미만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투자은행(IB)의 지정자문인 역할에 따른 노하우 축적, 자기자본투자(PI)에 따른 트레이딩 손익 개선 등은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KTB투자증권이 유일한 수혜주?= 대다수 증권사들의 실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가운데 KTB투자증권이 유일한 수혜주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벤처기업 전용시장인 코넥스의 개설로 KTB네트워크(지분율 100%)를 통해 벤처, 중소기업 사모펀드(PEF) 약 2400억원(약 160개 기업)을 운용 중인 KTB투자증권이 호재를 입을 것으로 판단했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KTB투자증권은 30년 이상 벤처캐피탈 업력을 활용해 코넥스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주가 상승에도 여전히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특히 KTB자산운용, KTB네트워크, KTB 프라이빗에쿼티, 나라신용정보, 태국 KTB 시큐리티즈로부터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지속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태국 법인은 약 2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약 10억원 이상의 순익 창출 수익구조가 확립될 것"이라며 "자회사 순이익은 지난해 약 120억원 규모에서 올해 150억원 이상으로 증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손 연구원 역시 KTB투자증권의 벤처캐피탈 업력에 긍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현재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창업 초기 단계의 벤처 기업들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에 전문투자기관인 벤처캐피탈들과의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그는 "단기 수익 창출에 익숙하고 위험 투자를 꺼리는 현재 증권업계 풍토에서 벤처캐피탈리스트의 DNA를 가진 KTB투자증권은 여타 증권사들과 차별화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