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줄이면 가계부채 근본적 해법 안 돼
채무자 포함한 전체 저소득층 정책 필요
중소서민들의 채무의무를 축소해주는 '국민행복기금'이 29일 출범할 예정인 가운데 해당 제도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민주통합당 정책위원회는 28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정책위 회의장에서 '국민행복기금 가계부채 해결 가능한가'를 주제로 긴급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김기식 민주통합당 의원은 "29일 출범되는 국민행복기금은 기존 신용회복제도를 무력화할 우려가 제기된다"며 "아울러 성실채무자와 불성실채무자와의 역차별과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위험성이 지적돼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생겨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약발표당시보다 적용대상 규모가 10분의 1로 줄어든 것으로 보아 정부가 도덕적 해이 문제를 고민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하지만 규모를 줄이면 가계부채 문제의 근본적 해법이 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신용회복위원회 제도와 배드뱅크 제도 신용불량자들 사이에서 '기다리면 더 좋은 조건의 대책이 나오는 구나'하는 기대감이 형성됐다고 주장했다.
카드대란 이후 신용회복제도가 생기면서 오히려 연체가 빠르게 늘었고 신용카드사 위기의 단초가 됐다는 것. 따라서 국민행복기금이 이대로 출범하면 도덕적 해이 현상이 또다시 확산될 수 있다고 그는 경고했다.
한편, 가게부채 문제는 연체자들의 잘못만이 아닌 무작위한 대출을 해준 금융사들의 잘못이 크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는 "우리사회는 돈을 빌리지 않으면 마치 큰일날 것 같은 분위기를 형성해왔다"며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대출을 해준 것은 금융사의 잘못이며, 의도적으로 채무를 회피하는 연체자들은 많지 않다"라고 역설했다.
그는 아울러 "국민행복기금 만이 아니라 통합도산법 등 관련제도가 재정비돼서 돈을 빌려줄 때 우선 함부로 빌려줘선 안 된다는 인식이 확대되는 계기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미 연체 중인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전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위원은 "국민행복기금 성공은 몇 명을 구제해 주느냐가 몇 명을 성공적으로 정상화시키느냐에 달려있다"며 "적은 수를 구제하더라도 이들이 중산층으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전했다.
이날 사회자로 나선 김기식 의원은 "29일 시행되는데 아직 국회에 법안조차 제출되지 않았다"며 "관련 법이 없는데 어떻게 금융사에 채권매입을 의무화 할 수 있느냐"고 일갈해 주목을 받았다.
이에 이해선 금융위원회 중소서민금융국장은 "의무화가 아닌 정부와 금융회사간의 (자율적) 협약"이라며 "필요하다면 입법도 가능하지만 좀 더 논의를 거쳐 해결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