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요금 산정기준 바꾼다" = 정부가 2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호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물가관계차관회의를 개최하고, 공공요금 인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8년만에 요금산정 기준을 대폭 개정하기로 했다.
정부가 전기·가스요금 등 서민생활과 밀접한 공공요금 인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8년만에 공공요금 산정기준을 대폭 개정한다.
공공기관들에 대한 요금조정 검증절차를 강화하기 위해 별도의 요금산정용 재무제표 작성을 의무화하고, 매년 정기적으로 요금산정 보고서도 작성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29일 서울시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호 1차관 주재로 각 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한 '물가관계차관회의'를 개최하고,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중앙공공요금 산정기준 개정방향'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우선 정부는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 연속 1%대 안정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농산물·석유류·가공식품 등 서민 체감물가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기상악화·원자재가격 상승 등 공급충격 요인이 상당하지만, 비효율적인 유통구조와 독과점 구조 등에 따른 가격거품 등 구조적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앞으로 농산물 등은 수급불안에 적기 대응하는 한편, 유통구조 개선과 민간 시장감시 강화 등 구조적 물가안정 정책에 집중하기로 했다. 농산물과 독과점 품목 등의 유통단계를 축소하고 경쟁을 촉진시킬 수 있는 유통구조개선 종합대책을 오는 5월말까지 마련할 방침이다.
특히 정부는 최근 줄줄이 오른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을 안정시키기 위해 중앙공공요금 산정기준을 8년만에 대폭 개정하기로 했다.
전기·가스요금 등 주요 공공요금을 대상으로 ▲공공요금 산정의 체계화 ▲개별 공공요금간 일관성·정합성 제고 ▲공공요금 검증체계 강화 등 3가지 기본방향에 주안점을 두고 요금산정 기준을 개정할 방침이다.
요금산정시 공공기관의 공정성·독점성을 기준으로 규제 및 비규제 사업을 구분해, 비규제 사업을 제외한 규제사업을 토대로 요금을 산정하기로 했다.
최근 공공기관들이 사업확장 및 자회사 설립 등으로 비규제 사업 비중이 증가하고 있지만, 현행 공공요금 산정기준에는 비규제 사업에 대한 요금산정 기준이 다소 모호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기존에 기준이 불명확했던 공공기관의 영업외수익·비용, 적정투자보수율 등 총괄원가 산정방식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기준안을 제시할 방침이다.
요금조정시마다 근거자료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검증절차가 체계화되지 않았던 문제점도 해결한다. 공공기관들에게 공시 재무제표와 별도로 요금산정용 재무제표를 작성하도록 하고, 매년 정기적으로 요금산정 보고서를 작성하게 의무화하는 등 검증체계를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재정부 차관보를 팀장으로 관계부처·공공기관·소비자단체 등으로 구성된 '공공요금 산정기준 개정 T/F'를 구성했고, 다음달 중으로 공공요금 산정기준을 개정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농산물 비축현황과 향후계획', 'LPG 시장 현황 및 개선방안 연구' 등도 논의했다. 지난 겨울 한파·폭설 피해로 급등한 농산물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수급불한 품목들을 중심으로 상시·사전 비축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배추의 경우 가격 상승기 도매시장 출하량의 10%를 넘는 약 1만1000톤을 상시비축하고, 국산 선호도가 높은 양념류도 국내산 상시비축물량을 고추는 6000톤, 마늘은 9000톤까지 확대한다.
대표적 서민연료인 LPG 가격을 안정시키고자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신규 공급사들의 시장진입을 유도하는 등 수입·생산단계의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LPG충전소 설치규제도 완화하고, 소형저장탱크를 보급하는 등 취약계층의 LPG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1차관은 "물가차관회의를 정례적으로 개최해 물가안정과 민생현안을 꼼꼼히 챙기겠다"며 "박근혜 정부 2013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우리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민생이 안정될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한편, 현장에서의 실천과 점검 노력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