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자재업계, 현대그린푸드 '방긋' 신세계 '침울'

식자재 유통(단체급식 포함)기업 중 현대그린푸드가 경쟁사들을 제치고 지난해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B2B 식자재유통시장은 업계 추산, 약 20~30조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규모에 비해 국내 빅5 업체의 비중이 약 8%대에 불과해 미국의 35%, 일본 23%에 비해 턱없이 낮아, 식품업계의 블루오션으로 지목받고 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식자재 유통 3개사의 지난해 영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현대그린푸드가 매출액 및 영업이익 증가율, 영업이익률 모두 제일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 매출액 증가율 현대, CJ, 신세계 순으로 나타나

최근 각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단독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액 절대 규모는 CJ프레시웨이가 1조7천597억원, 이어 현대그린푸드 1조1680억원, 신세계푸드가 7천211억원의 순이었다.

흥국증권 남성현 연구원은 “단체급식 시장이 직영급식에서 위탁급식 방식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위탁급식 빅3중 하나인 현대의 점유율 확대가 지속되고 있으며, 약 52만식에 달하는 단체급식소비처의 존재가 식자재유통부문의 성장속도를 가파르게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CJ프레시웨이는 식자재유통 사업부문에서 전년대비 17.1%, 단체 급식 부문이 16.2% 성장하는 좋은 실적을 기록했지만 현대의 급성장에는 미치지 못해 선두자리를 놓쳤다.

하지만 선진 유통채널로 주목받고 있는 ‘프레시원’사업이 사업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118.4%라는 높은 성장을 기록한 것은 향후 식자재 시장을 선도할 유망 사업이 될 것이라는 것이 증권가의 시각이다.

이에 반해 신세계푸드는 전년대비 3.3% 증가에 그치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적자를 보고 있는 일부 단체급식 및 외식사업부의 정리로 일시적인 실적 부진을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흥국증권 남연구원은 “신세계푸드의 지난해 매출은 식자재 유통사업은 전년대비 11.8% 성장을 기록했지만, 단체급식 3.9%, 외식사업이 12.1%의 역 신장을 보여 전체적으로는 3.3% 성장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남연구원은 또 “지난해 적자를 보고 있는 일부 단체급식 및 외식사업부의 정리를 진행한 결과로 보인다”며 하지만 “기대치를 충족하는 식자재 유통부문의 성장세와 올해 이마트 내 푸드홀 전환을 계기로 외식사업부의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 현대그린푸드, 영업이익 증가율, 영업이익률 2관왕 차지

매출액 증가율에 이어 영업이익 부문도 현대그린푸드가 3사 가운데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42억원으로 전년도 461억원 대비 17.6% 증가했다. CJ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 모두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더욱 돋보이는 실적이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타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단체급식 사업비중이 전체 매출액 대비 45% 수준인데 반해, CJ의 경우 그 비중이 9.9%로 제일 작아 전체 영업이익률이 낮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 분석보고서에 나타난 3사의 단체급식 비중은 CJ프레시웨이가 매출액의 9.93%, 신세계푸드가 46.51%, 현대그린푸드가 44.78%로 나타나 CJ의 설명에 무게를 실어줬다.

식품업계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식자재 유통관련 기업들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김남국 동양증권 연구원은 "식자재 유통 산업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시장이 이미 산업화된 반면 국내 업체는 이제 태동기에 불과하다"며 "현재 소규모 업체 비중이 높지만 향후 대형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기창 현대증권 연구원도 "대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은 10% 미만에 불과하지만 2020년에는 32%까지 확대될 전망"이라며 "식자재 유통은 향후 10년간 가장 주목해야 할 시장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 CJ푸드빌 등 식품관련 계열사와의 시너지효과가 기대되는 CJ프레시웨이와 단체급식 부문 경쟁력이 돋보이는 현대그린푸드 등의 성장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