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A, B, C씨는 친척의 소개로 한 증권사 투자 상담사에게 자금 운용을 맡겼다.
A씨와 B씨는 70대 고령의 농업 종사자로 금융 상품에 투자한 경험이 전혀 없었다.
C씨의 경우 세탁소를 운영하며 7년 전 200만원 정도 주식 투자를 한 경험이 전부였다.
투자 상담사는 원리금 보장, 월 수익률 1.5~2%를 조건으로 주식 매매 일임을 맡았고, 만일 A, B, C씨가 원금 회수를 요구하면 한 달 안에 돌려줄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2006년 2월부터 2008년 6월까지 약 2년 4개월 동안 투자 상담사는 투자액 2억7510만원 중 170억9000만원을 신용 매매하고 2억3135만7200원을 임의로 출금했다. A, B, C씨에게 돌아간 수익금은 1억3437만원에 불과했다.
투자 상담사는 다른 투자자의 손실금 변제와 이자를 명목으로 1억원 가량을 사용했다. 당시 그는 다른 투자자의 손실이 9억원에 달하는 상황이었다.
투자 상담사는 2009년 법원에서 업무상 배임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A, B, C씨는 증권사에 손해배상을 요구했으나 증권사 측은 이들이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을 통해서 거래 내역 및 잔고 등을 인지할 수 있었는데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점을 들어 손해배상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이 사건에 대해 투자자와 증권사가 책임을 분담하도록 판결을 내렸다.
신청인 A씨의 손실액은 4049만8380원, B씨는 5328만4822원, C씨는 4662만795원이었다.
금감원은 증권사에서 A씨에게 2834만8866원, B씨에게 3729만9375원, C씨에게 2797만2477원을 지급하라고 지시했는데, 이는 투자 경험을 감안해 A와 B씨가 30%씩, C씨가 40%의 과실상계를 하도록 한 것.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가 투자 경험이 부족한 일반 투자자에게 위험 투자를 권유한 것은 고객 보호 의무를 위반한 것이다"고 설명했다.(대법원 1996.8.23. 선고 94다38199 판결)
대법원은 또 투자자가 증권사 직원의 계좌로 돈을 입금한 경우에도 증권사의 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대법원 2009.5.14. 선고 2007다75921 판결)
하지만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자는 자신의 판단과 책임 하에 투자를 해야 하는데 A, B, C씨가 별다른 의심 없이 보안 카드 등을 건네주고 거래 내역 확인을 소홀히 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