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국가 자산 1581.1조원, 부채 902.4조원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 70.9%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정부의 부채가 총 902조4000억원 가량으로 2011년과 비교해 1년 만에 100조원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재정수지(관리재정수지)도 경기부진에 따라 국세수입이 감소하고, 지난해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시행된 재정 조기집행 등의 여파로 재정지출이 증가하며 17조4000억원 가량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정부 부채가 크게 늘어난 이유는 대부분 공무원·군인 등에게 미래에 지급할 연금의 충당부채가 늘어난 것으로서 당장 갚아야 할 빚이 급증한 것은 아니며, GDP 대비 부채비율도 주요 국가들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9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지난해 연말 기준 정부의 자산과 부채 등을 집계한 '2012 회계연도 국가결산'을 심의·의결했다.
우선 정부가 발표한 지난해 국가결산 자료에 따르면 2012 회계연도 국가 재정상태는 자산 1581조1000억원, 부채 902조4000억원 등으로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 규모가 678.7조원 가량으로 집계됐다.
자산은 지난 2011년과 비교해 투자자산이 37조7000억원, 사회기반시설이 12조3000억원 가량 늘어나 전년 대비 58조1000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자산에 비해 정부 부채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지난해 기준 정부 부채는 902조4000억원 가량으로 1년만에 128조9000억원이나 급증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 부채가 증가한 요인은 일반회계 적자보전 및 외환시장 안정 등을 위한 국고채 발행액이 22조8000억원 가량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공무원과 군인 등에게 정부가 향후 지급해야할 연금 규모가 급증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기재부 자료에 따르면 공무원·군인 연금충당부채가 지난해에만 무려 94조8000억원이나 늘었다.
중앙정부의 채무규모는 425조1000억원(GDP 대비 33.4%)으로 지난해 대비 22조3000억원이나 늘었다. 지방정부 부채를 포함할 경우 국가부채 규모는 443조8000억원으로 더 늘어난다.
이와 비교해 정부가 받을 국가채권은 202조6000억원 규모로 2011년에 비해 21조2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다만 지난해 정부 부채가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과, GDP 대비 부채 비율 등은 세계 주요 국가들에 비해 양호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기재부에 따르면 우리 정부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57.1%로, 우리나라와 같이 발생주의 회계기준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미국·영국·캐나다·호주 등 다른 나라들에 비해 1/3∼1/1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계산됐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GDP(1272조5000억원) 대비 부채 비율도 70.9%로 미국 120.4%, 영국 159.7%, 프랑스 88.3% 등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통합재정수지(관리재정수지＋사회보장성기금수지)는 국민연금, 사학연금 등 사회보장성기금의 35조9000억원 흑자에 힘입어 18조5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수지를 뺀 관리재정수지는 17조4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관리재정수지가 적자에는 경기부진에 따른 국세수입 감소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정부가 거둬들인 세입은 총 282조4000억원으로 예산 대비 3000억원 가량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세수입 금액은 203조원으로 예산 대비 1조1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정부가 지출한 세출금액은 274조8000억원으로, 예산대비 95.4%의 집행 실적을 기록했다.
한편 정부가 발표한 이번 국가결산 자료에는 공기업 등 공공기관 부채는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는 내년 3월중으로 공공기관 등을 모두 포함한 전체 공공부문 부채규모를 공개할 계획이어서, 전체 국가부채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태성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국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발생주의 회계기준에 따라 정부 자산과 부채를 정리해 발표했고 올해가 두 번째"라며 "국가부채 증가요인은 새롭게 발생한 부채보다는 주로 연금충당부채 등 장기충당부채 증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발생주의 국가 재무제표 작성으로 국가 전체 자산·부채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다"며 "우리나라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 GDP 대비 부채 비율 등은 다른 나라에 비해 양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