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일보와 만나 박근혜정부 경제정책과 '추경', 증세와 관련해 이야기하는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사진 = 김용진 기자)
날세우기보다 '차근차근'…30년 학자 내공 '교수의 품격'
"창조경제, 과학기술과 제조업의 융합…신(新)기술 정부가 발굴, 지원하는 것"
대학교수로 오랫동안 강단에 서왔던 탓일까. 야당에 날을 세우며 정책과 법안 내용에 목소리를 높였던 여타 의원들과 달리, 차근차근 설명해가는 그의 모습에서 여전히 '교수의 품격'이 묻어났다.
30년 가까운 세월동안 경제학 교수로 지내오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 여당 비례대표로 '초선'의원이 된 새누리당 이만우 의원의 첫인상이다. 조세일보(www.joseilbo.com)는 지난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이기도 한 이만우 의원을 만나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과 논란이 되는 창조경제, 논의가 필요한 증세와 국세청법 등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 의원은 선수(국회의원 재선수)로 우대(?)를 해주는 국회에서 비록 '초선'이지만 경제학자로서 다진 그간의 경력 때문에 당내 경제공약 등을 만드는 데서 빠질 수 없는 핵심 멤버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단인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산하 정부 개혁추진단의 위원을 지냈으며, 현재는 당에서 추진하는 '100% 국민행복 실천본부'에서 기획재정위에서 진행할 공약들을 세부적으로 다듬고 있다.
■ "지하경제 양성화…소득파악 안되는 자영업자 세원 양성화 해야"= 이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복지재원 마련의 핵심인 지하경제 양성화와 관련해 "정부가 밝힌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고액현금거래(CTR) 자료 공유, 역외탈세 방지 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득파악이 안 되는 자영업자의 세원을 양성화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중은 전체 고용인원 대비 31.3%로 OECD 평균 15.8%에 비해 월등히 높다"며 "따라서 고소득자영업자에 대한 세무조사 강화와 간이과세제도 정비를 통한 세원양성화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종교인 과세에 대해서는 "종교인 과세로 세수가 확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점진적으로 비과세 감면을 없애는 방향으로 협조해주면 고위층의 과세라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며 "고통분담차원에서 종교인들이 협조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 "국세청법, 공무원들 유혹 덜할 것…지하경제 발굴에도 효과적" = 아울러 국세청의 정치적 독립과 청렴성을 강화하는 '국세청법' 제정에 대해서도 "국세청 공무원들이 납세자와 접촉을 많이 하고 그 과정에서 부패요인이 되는데, 검찰공무원처럼 직급을 우대하면 부정에 대한 유혹이 덜 할 것"이라며 "그런 취지에서 국세청법 제정은 좋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국세청의 부정부패를 근절하기 위해 국세청법으로 대우를 하면 오히려 지하경제 발굴을 효과적으로 할 수도 있다고 본다"며 "국세청법이 발의되면 개인적으로 긍정적으로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 "국채발행 20조원이면 절반은 중앙은행이 인수해야"…'통화증발' 강조 = 이 의원은 특히, 정부가 발표한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관련, 추경규모에 대해 "세수부족분이 6조가 됐든, 10조가 됐든 플러스 10조를 더 해야 한다"며 "물론, 부작용이 없는 정책은 없다. 득과 실을 따져서 득이 크다면 해야 한다. 지금은 추경이 득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0조'의 사용처에 대해 "우선 투자에 불확실성이 많아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새로운 설비투자를 주저하고 있다. 설비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일자리가 창출 된다"며 "부동산 정책도 나왔지만 양도세와 취득세 감면으로 인한 세수결함, 중장기적으로 창조경제 등"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한 자유주의 경제학자답게 '통화증발' 정책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도 양적완화(QE)에 세 번째 들어갔고, 일본도 상당히 통화를 늘리고 있다. 중국도 작년까지 많이 늘렸다"며 "우리는 물가도 현재 1%로 안정돼 있다. 이 때 과감하게 국채발행으로 20조를 조달한다면 절반은 중앙은행이 인수하라는 것이다. 통화증발이다. 확대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병행해야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근혜정부의 핵심 국정철학으로 떠오른 '창조경제'의 모호성에 대해서는 "창조경제는 지속적 성장을 위해 기술융합적인 분야로 나간다는 것"이라며 "지금 제조업만으로는 쉽지 않으니 바이오나 IT 등 과학기술을 기존 제조업과 접목·융합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신(新)성장 동력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창조경제, 과학기술과 제조업의 융합…정부가 새 기술 발굴·지원 돕는 것" = 그는 "예를 들어, 지금 두산에서 바닷물을 식수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연구하고 있지 않나. 그런 것들이 처음에는 너무 비싸 실용화되기 어려운데 정부가 이를 지원하고 대중화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바이오 쪽도 연구가 많이 이뤄지고 있는데 자금이 부족하거나 마케팅이 안 돼서 대학연구소 수준에 머물고 있는 기술들이 꽤 있다. 정부가 뒷받침 해주면 클 수 있는 분야를 직접 육성해서 성장발판의 지렛대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또한, 복지재원에 따른 '증세'에 대해 '박근혜정부' 임기 내에 국민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지금 (증세)할 필요는 없고 1년 정도 지나면 윤곽이 나올 것이다. 정부가 강조했던 지하경제 양성화 등의 성과를 보고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