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1일 발표한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이 다주택자와 투기세력에게만 세제혜택을 주는 등 조세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유리지갑 직장인들의 경우 월급에서 칼같이 소득세를 떼이는데 반해, 이번 대책으로 다주택자와 투기세력은 수 억원의 양도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한 푼도 납부하지 않게 된다는 비판이다.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은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회 업무보고에 참석, 정부가 4·1 주택대책을 통해 마련한 다주택자 양도세 면제 방안에 대해 다주택자와 투기세력만을 위한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부동산 대책의 양도세 혜택이 세입자, 1세대 1주택을 위한 대책이 아니다"라며 "주택을 여러 채 갖고 있는 투기세력만을 위한 대책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1일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을 통해 올해 연말까지 9억원 이하 신규·미분양주택 및 1세대 1주택자가 보유한 85㎡·9억원 이하 기존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취득 후 5년간 양도세 전액을 면제해 주기로 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도 폐지하고, 단기주택 양도에 적용되던 중과세율도 대폭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김 의원은 "양도차익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겠다는 것이 이번 대책의 중요한 맥락"이라며 "직장인들은 소득세를 꼬박꼬박 내는데 투기세력한테는 수억원의 수익을 올려도 양도세를 내지 않게 해주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주택자 양도세 면제는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 대원칙을 무너뜨리는 문제"라며 "국가 재원은 한정됐는데 다주택자, 투기세력 등이 면세혜택을 받으면 부족분은 영세자영업자, 봉급생활자 등이 메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의원의 지적에 대해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하우스 푸어 등 주택 매매가 원활하지 않아 고통을 받는 국민들도 고려해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현 부총리는 "하우스 푸어 분들은 주택이 매매가 안 돼서 고통을 받고 있다"며 "조세형평성 문제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하우스 푸어한테 주택을 구매해서 혜택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고,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저소득층은 목돈이 없어서 전세를 못 들어간다"며 "집주인들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집주인을 도와줘, 그런 분들한테 목돈이 없더라도 임대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대책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