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건수 전년比 18.9%↑…민원등급 내려간 회사가 오른 곳 2배
금융사 민원관리 '시큰둥'…농협·키움증권 등 평가등급 바닥 여전
금융당국이 금융회사들의 민원 감축을 외치고 있는 가운데, 민원 건수는 오히려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회사에 접수된 민원건수는 6만6348건으로 전년 대비 18.9% 증가했다.
민원 수가 급증하면서 금융사들의 평가등급도 내려갔다.
금감원은 금융회사들의 민원발생결과를 평가해 최고 1등급에서 최저 5등급까지 평가를 내리는데, 등급이 오른 회사보다 내려간 회사들이 2배 가까이 많았던 것. 지난해 평가등급이 직전년도보다 상승한 회사는 14개, 하락한 회사는 24개사였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민원감축을 위해 평가등급제를 도입한지 10년이 됐지만 정작 기업들은 해당등급에 신경을 쓰지 않는 다는 것.
더욱이 한 번 최저등급을 받은 회사들은 계속 최저등급으로 남아있는 등 평가등급 개선 의지를 크게 나타내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평가등급은 매년 발표하는 거라 별 의미가 없다"며 "매번 1등하는 회사는 1등하고, 꼴찌하는 회사는 꼴찌하는 등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의 경우 대구은행은 5년 연속 최상위, 부산·전북은행은 5년 연속 상위등급(2등급 이상)을 받았지만 농협은 4년 연속 하위등급(4등급 이하)을 받았다.
증권사들 중 삼성증권은 3년 연속 1등급을 받았지만 키움증권은 5년 연속 최하위등급을 받는 불명예를 뒤집어썼다.
보험 업계의 경우 차이가 더욱 극명했다.
KB생명보험이 5년 연속 상위등급을 받은데 비해 ING, PCA, 알리안츠는 4년 연속 최하위 등급을 받은 것. 손해보험사의 경우 ACE아메리칸, AIG는 5년 연속 5등급을 차지하는 꾸준함을 보였다.
이에 김용우 금감원 소비자보호총괄국장은 "올해는 이전에 없던 대책들이 많이 나왔다"며 "평가등급이 우수한 회사들에게 우수마크를 지정하고, 평가등급을 팝업창에 공시토록 하는 등 하위등급 회사들이 개선노력을 하게끔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올해부터 금융사들의 최근 3년간 평가등급 추이를 경영공시에 포함시키도록 하고, 각 금융협회 홈페이지에 민원발생결과를 1개월간 팝업 공지토록 할 방침이다.
또 민원인들이 인터넷을 통해 본인의 민원처리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민원처리 실시간 확인제'를 도입해 금융회사들이 자발적으로 민원취하 노력을 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금감원은 검토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