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공사장 5억, 한국투자공사·수출입은행장 4.9억
공공기관장 연봉상위 10위, 모두 3억 '초과'
대한민국 정부를 총괄하고 해외 각국 정상과의 외교관계에서 국민을 대표하는 막중한 책임을 수행하는 대통령의 월급은 1602만원이다.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지난 2월, 18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한 박근혜 대통령의 연봉은 1억9255만원. 직급보조비 등 연봉 이외 수당을 더할 경우 실질 급여는 더 늘어나지만, 외형적인 연봉은 2억원에 조금 못 미친다.
이와 비교해 이른바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공기관장들은 훨씬 더 많은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 공공기관장의 경우 대통령 연봉의 2배 이상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기관장 연봉 상위 10위권에는 금융 분야 공공기관장들이 상당수 자리 잡고 있다.
1위는 한국정책금융공사장으로 작년 5억109만의 연봉을 받았다. 이는 2011년보다 4000만원 넘게 오른 것이다. 2위는 4억9294만원을 받은 한국투자공사장으로 기관평가에 따른 성과급이 대폭 상향돼 전년(3억3059만원)보다 연봉이 1억6235만원 올랐다.
3위는 4억8339만원의 연봉을 받은 한국수출입은행장, 4위는 연봉 4억1315만원을 기록한 코스콤 사장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외에도 10위권 내에 진입한 한국과학기술원(3억6843만원), 국립암센터(3억2534만원), 한국공항공사(3억2418만원), 신용보증기금·예금보험공사·한국예탁결제원·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주택금융공사(3억1202만원) 등의 공공기관장들도 모두 3억원이 훌쩍 넘는 고액연봉을 수령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책금융공사와 수출입은행의 경우 금융위원회 내부에 설치된 경영예산심의회 심의를 통해 성과급 지급률이 결정되며, 투자공사 등은 기획재정부 장관, 한국은행 총재 및 6명의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 심의를 통해 성과급 지급률이 결정된다.
하지만 정부 각 부처가 세출구조조정 사업을 통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연봉인상을 최소화하는 상황에서 공적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공공기관장들이 기존 거액의 연봉과 높은 부채율에도 불구하고 상당금액의 추가 성과급을 받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함께 기본적으로 공공기관장들의 연봉 자체가 직무범위와 성격에 비춰 과다하게 책정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정 총괄 책임자인 대통령보다 2배 이상의 월급을 받을 자격과 업무강도를 충족하고 있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기재부 관계자는 "공공기관장 연봉인상률은 정부부처 차관급 보수 인상폭(3.6%)을 기본으로, 각 기관별 경영평가에 따른 성과급이 추가돼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