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부터 불과 두달여 사이에 4명의 주요 금융지주 회장이 사의를 표명하거나 연임을 포기하며 금융권이 CEO 리스크에 몸살을 앓고 있다.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11개월만에 돌연 사의를 표명하며 강만수 전 산은지주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 어윤대 KB금융 회장에 이어 금융권의 집중 조명을 받은 것.
금융권에서는 저금리·저성장의 여파로 인한 실적부진 속에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CEO 교체에 흔들거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STX 채권단 소속 금융기관들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율협약 동의서를 일제히 보내기로 결정하며 그동안 난항을 겪던 STX그룹의 자율협약이 극적으로 타결되게 됐다.
채권단에서 만기가 돌아온 ㈜STX의 회사채 2000억원에 대한 결제 대금과 이번 달에 사용할 긴급 운영자금 1000억원 등 3000억원을 지원하는 데도 의견을 모음에 따라 STX그룹은 구조조정 위기를 모면하게 될 전망이며 파국으로 치닫던 위기는 진정 국면에 접어 들게 됐다.
■ 신동규 농협금융 회장 사의표명…도미노 사퇴 이어지나 =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15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작년 6월 취임한 신 회장은 2년의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신 회장은 이번 사의 표명의 배경과 관련 'MB맨에 대한 정부의 사퇴 압력은 아니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농협중앙회와의 마찰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타 금융지주와는 달리 '옥상옥'의 농협중앙회로부터 지배를 받고 있는 특수한 조직구조에 대한 항변을 한 것인데 차기 회장 선출 작업에 들어가는 농협으로서는 큰 부담을 떠 안게 됐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신 회장의 사퇴를 보는 시선이 편하지 않은 상황이다. 새 정부 출범 후 주요 금융지주 회장이 잇따라 사의를 표함에 따라 금융공기업 등 여타 금융권으로 CEO의 사퇴의 불똥이 튀지 않을 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 STX 사태, 자율협약으로 최악의 파장 막어 = 채권단이 STX중공업과 STX엔진에 대한 자율협약 체결에 동의하고 자금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은 STX중공업과 엔진에 대한 자율협약 체결 동의 의사를 16일 밝혔다.
STX중공업 채권은행은 산업(29.4%), 농협(27.9%), 우리(17.4%), 수출입(10.1%), 신한(6.0%)등이며, STX엔진의 채권은행은 산업(41.5%), 우리(27.1%), 외환(9.3%), 농협(7.6%), 수출입(5.6%) 등이 있다.
자율협약에 참여한 ㈜STX 채권금융기관이 자율협약 체결에 동의함에 따라 회사채를 막지 못해 끝내 부도 상황에 몰릴 경우 파장은 겨우 막게 됐다.
하지만 채권단은 앞으로 또 ㈜STX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만큼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울 것을 산은 측에 요구한 상황이다.
급한 불은 우선 껐지만 앞으로 'STX 리스크'는 은행권에 상당한 짐이 될 공산이 크다.
㈜STX는 오는 7월 20일과 12월 3일에 각각 800억원과 2000억원의 회사채가 만기를 맞는다.
■ 금융사 종합검사 축소…우수사엔 면제권 부여 =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투자회사에 대한 종합검사를 완화하고 내부 통제 및 건전성 우수 회사에 대해서는 종합검사를 1회 면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 원장은 지난 15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업계 CEO들과의 감담회 자리에서 "금융투자회사 건전성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업계의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또 그는 "종합검사 종료 후 원칙적으로 150일 이내에 검사결과를 마무리함으로써 처리지연에 따른 불확실성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금융투자 회사의 검사부담을 완화하되, 검사역량을 불완전판매 등 리스크가 높은 부분에 집중해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검사 결과 내부통제 및 건전성이 우수한 회사에는 종합검사 1회 면제권이 주어질 방침이다. 검사에 대한 전체 순위를 공개할지 여부는 현재 논의중이다.
■ '전자금융사기 예방서비스' 9월 전면시행 = 전자금융 이용 시 본인 확인절차가 강화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전자 금융 사기 예방 서비스'를 오는 9월 26일부터 전(全) 금융권으로 확대한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그동안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시범시행 해오던 서비스를 모든 금융이용자를 대상으로 시행한다는 것. 이에 따라 은행과 신협, 증권사, 저축은행 등에서 본인확인 절차가 강화될 예정이다.
앞으로는 공인인증서 재발급 및 인터넷 뱅킹을 통한 자금이체 시 보안카드 또는 OTP(일회용 비밀번호) 등을 통한 본인확인 이외에 지정된 단말기를 이용해야 한다. 미지정 단말기를 이용할 경우 추가확인 절차(휴대폰SMS 인증, 2채널 인증 등)가 의무화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