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지하경제 양성화 조치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탈세 제보 포상금을 최고 1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올리면서 탈세 제보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4월말까지 넉달 동안 총 5274건의 탈세제보가 이뤄졌으며, 이는 전년 동기에 이뤄진 탈세제보 3415건에 비해 무려 54.4% 늘어난 수치다.
실제로 10억 원의 포상금을 받은 제보자는 아직까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포상금의 상향조정이 탈세제보에 상당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국세청은 탈세제보가 세금추징으로 이어진다면 복지재원을 충당하고 지하경제도 양성화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국세청 일각에선 이처럼 탈세제보 건수가 늘어나는 것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은 눈치다. 탈세제보가 세금추징으로 그대로 이어지면 모를까, 대부분은 시간투자 대비 ‘효율’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
탈세문제를 다루는 일선세무서 관계자는 "경제 불황으로 기업운영이 어려워짐에 따라 정리해고를 당한 사람들이 마치 ‘앙갚음’ 하듯 전(前) 직장을 신고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같은 감정적인 탈세제보가 대부분이라 아직 실질적인 효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감정에 의한 제보는 정확한 증빙을 갖추기가 어렵다는 것이 일선세무서 관계자들의 말. 일선 관계자는 “우리가 자체적으로 검증해야 될 건수가 많아져 업무량만 부쩍 늘었다”고 걱정했다.
다른 세무서 관계자는 "탈세제보가 많아져 이를 처리하는 업무가 맡은 바 고유의 업무를 넘어설 지경"이라며 "이러다가는 ‘제보과’를 따로 신설하는 문제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최근 현금영수증 미발급에 대한 신고도 부쩍 많아졌다"며 “국세청의 포상금을 노린 ‘전문 사냥꾼’인 세파라치의 활동도 왕성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