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이 주축을 이루던 보험설계사의 저변이 백화점 사장과 스프츠 스타 출신은 물론 장애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넓어지고 있다.
한국 보험업계는 그동안 일본보험 업계를 벤치마킹하여 주부 등 여성으로만 영업조직을 구성해왔다. IMF 경제위기 이후 대졸 남자설계사 조직을 도입하여 큰 성공을 거둔 이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에는 이주민, 장애인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설계사로 활동하고 있어서 설계사의 다양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베트남출신 이주여성인 원지연씨는 원주우체국 설계사로 활동하고 있고 필리핀 출신 이주여성 제시카 트랄바씨는 삼성화재 김해지역단에서 활동하고 있다.
트랄바씨는 외국인전담 콜센터에서 필리핀 출신 고객들의 보험가입, 보험금 지급 등 제반업무를 도와주기도 하고 필리핀어 보험안내서도 제작하여 고객의 이해를 돕고 있다.
장애인들의 활동도 주목을 끌고 있다.
한화생명 의정부지점의 이혜경 팀장은 사고로 생후 6개월만에 두 손을 잃었다. 30세에 한쪽폐를 잘라내고 33세에는 담석을 제거하는 등 고난의 연속이었으나 이에 굴하지 않고 설계사로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팀장은 설계사로 활동하기 시작한 이후 잔병치레도 하지 않을 만큼 건강해졌다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스포츠스타들도 한 때 설계사로 활발한 활동을 보여줬다.
1984년 LA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원기씨는 삼성생명 설계사를 거쳐 함평군청 레슬링 팀 감독을 맡고 있다. 86아시안게임 육상3관왕으로 전 국민적 관심을 받았던 임춘애씨도 삼성생명 설계사로 활동했었다.
조정희 푸르덴셜생명 설계사는 딜로이트 컨설팅에서 컨설턴트로 활동하다가 설계사로 전업한 케이스다. 조씨는 “업적을 거둔 만큼 보상해 주는 설계사가 더욱 매력이 있다”며 열성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삼성생명에서 단체보험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김상광씨는 은행지점장, 교수, 백화점 사장을 지냈다.
김씨는 중소기업컨설팅과 보험영업을 접목하는 영업기법을 선보여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 재무, 회계, 마케팅 등 중소기업이 취약한 부분에 대한 자문능력을 갖춘 것이 영업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김씨는 설계사로 모은 돈으로 파푸아 뉴기니에 학교를 지어 기부한다는 아름다운 계획을 가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문화가정 증가 등 사회변화에 따라 설계사 구성원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전문직 고학력자들도 설계사로 활동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