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 예정인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일부 핵심쟁점을 둘러싸고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24일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의 주최로 열린 '끝장토론, 일감몰아주기부당 핵심쟁점' 토론회에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포함된 대기업의 부당내부거래 규제 목적을 '경제력 집중 억제'로 두는 문제와 계열사 간 내부거래의 부당성 기준 설정 문제가 핵심쟁점으로 지목됐다.
현재 재계에서는 부당내부거래의 기준을 '경제력 집중 여부'로 적용하게 되면 "사실상 모든 종류의 계열사간 거래를 금지할 수 있어 과도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는 '경쟁 제한성 여부'에 기준을 두고 있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우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쟁 제한성'으로 계열사 간 거래를 규제할 경우 '현저히 유리한 조건' 뿐만 아니라 '공정거래 저해 조건'까지 갖춰야 한다"면서 "분명히 경제력 집중을 초래하는 거래임에도 경쟁을 제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규제를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법의 목적은 그 나라가 처한 특수한 상황이나 특별한 필요에 의해서 정해지는 것"이라며 "그 나라가 처해진 상황에 따라 만들 수 있다. 또한, 1980년 법제정 당시부터 경제력집중 억제를 중요한 목적 중 하나로 나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대선 때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지적하면서 대선공약으로 만들었다.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국민바람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내부거래 부당성과 관련해 "상당히 유리한 조건의 거래일 경우와 거래기회의 제공, 사업기회의 유용 등 세 가지 경우에만 금지되기 때문에 기업입장에서 예측 가능해 기업의 정상적 활동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기종 숙명여대 법대 교수도 "소수의 대규모기업집단에 경제력이 집중된 경우 직접적 지배·종속관계는 없지만 동일인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계열사들이 다른 계열사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해 기업집단에 속하지 않는 독립기업들의 경쟁기반을 심각하게 잠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력 집중 억제와 관련해 "공정거래법에서 경제력 집중 억제는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출자 금지, 순환출자 금지, 지주회사에 대한 출자제한 등"이라며 "경제력 집중을 문제 삼는 게 아니고 남의 돈으로 과도하게 회사를 지배하고 확장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교수는 내부거래 자체에 대해 "주주 및 채권자의 이익 보호를 그 목적으로 하는 회사법에서 규율할 사항"이라며 "경쟁법인 공정거래법의 소관 밖의 것"이라고 말했다.
주진열 부산대 교수는 "법안 3장에 '경제력집중의 억제'를 명시하고 있지만 경제력 집중은 대단히 다의적이고 모호한 개념이기 때문에, '기업결합'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경제력집중을 합법과 불법을 나누는 법적 판단기준으로 삼기엔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