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국가 채권 회수를 제때 안하고 행정 실적의 목표치를 일부러 낮추는 등 업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3월 열흘 동안 금융위의 지난해 성과 및 회계 업무 전반을 감사, 보고서를 작성해 31일 국회에 제출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국가기관의 예산 낭비 관행을 점검하고, 재무제표 회계 처리의 적정성을 점검하는 데 감사의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금융위는 금융관련 법률을 위반한 자에게 과태료 및 과징금을 부과하고 납입 기한이 경과된 미(未)수납 채권을 제대로 회수하지 않아 미수납률이 63.6%에 달했다.
국가재정법상 소멸시효(5년)가 완료되기 전 채권에 대한 재산 조사와 압류를 실시해야 하는데 관리를 허술하게 한 것이다.
감사원 감사 결과 금융위가 부과한 과태료는 지난해 522억300만원, 이 중 수납이 완료된 금액은 188만2900만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채무자의 재산이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소멸시효가 지나 압류되지 않은 돈이 4억2700만원에 달했다.
또 미수납 국가 채권 333건(232억5400만원) 중 166건(147억1400만원)은 부동산 등 채무자 재산을 압류했으나 이 중 체납처분을 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금융위는 성과 관리의 체계를 운영하는데 있어서도 미흡함을 드러냈다.
금융위는 금융시장 선진화와 신뢰 받는 행정을 달성하기 위해 4개 전략목표 및 6개 성과 목표, 18개 관리 과제를 세우고 있다.
목표치 달성률은 88%로 높은 편을 보였으나 감사원에 따르면 이는 금융위가 일부러 목표를 낮게 설정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목표치를 초과하거나 미달된 지표별로 이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차기 성과 계획을 수립할 때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위는 주택 보증 공급의 경우 2011년 공급액인 18조1000억원보다 낮은 17조5000억원으로 목표치를 설정하거나 주택 연금 이용자의 만족도에서 과거 실적보다 낮은 70%로 목표를 세우는 등 태만한 업무 수행을 보였다.
'금융 소외 계층 지원'에 대한 성과를 '주택금융 지원의 수혜자 만족도'로 선정하고 '금융의 사회 안전망 역할 강화'를 '서민층 노후 연금 보증'과 동일하게 설정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금융위에 성과 관리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