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5000억원에 달하는 외국인투자기업 관련 세금감면 혜택이 특정 기업을 위한 세제지원 특혜로 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투기업 증자 조세감면 혜택의 80% 이상이 단 1개의 기업에 집중되는 등 '세제혜택 몰아주기'가 심각한 상황으로 나타났다.
박원석 진보정의당 의원이 11일 국세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외투기업 증자 조세감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국내 외투기업들이 증자할 때 받은 조세감면 총액만 475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외투기업 증자 조세감면 혜택이 특정 1개 기업에게 대부분 돌아갔다는 점이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소득금액이 5000억원을 넘는 1개 외투기업이 2011년 한 해에만 받은 조세감면 혜택은 3926억원으로 전체 감면액의 83%에 달한다.
특히 이 같은 외투기업 조세감면 몰아주기 현상은 2011년 한 해의 문제가 아니었다.
외투기업 증자 조세감면의 연도별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감면금액은 2007년 2167억원, 2008년 2445억원, 2009년 3568억원, 2010년 3594억원, 2011년 4755억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이 기간 동안 감면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1개 기업의 감면금액도 2007년 1093억원(50%), 2008년 1225억원(50%), 2009년 2320억원(65%), 2010년 2753억원(77%), 2011년 3926억원(83%) 등으로 급증했다.
외국자본 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해 도입한 세금감면 제도가 특정 1개 기업을 위한 조세감면 특혜로 변질된 실정이다.
한편 박원석 의원은 현재 외국자본의 경우 우리나라에 투자한 사업장으로부터 발생한 이익에 대해 외국납부세액공제를 적용받고 있어, 정상적으로 세금을 부과하더라도 외국납부세액공제를 통해 충분히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와 해외 본국에서 모두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이중과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납부세액공제를 마련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세금감면 여부가 외국자본의 국내 투자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박원석 의원은 "도입의 취지와 목적이 불분명한채 특정 기업이 세금감면을 독식하는 비과세 세금은 즉각 폐지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조만간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할 세법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며, 오는 12일 오전 10시부터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외투기업 세금감면 문제점을 포함한 비과세·감면 정비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