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고급인력을 유치해 우리나라 경제·산업 발전을 이끌고자 도입한 외국인근로자 과세특례 제도가 고소득층 외국인을 위한 맞춤형 '부자감세'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외국인근로자 과세특례를 받는 외국인들 중 연봉 10억원을 초과하는 고소득층의 경우 1인당 연간 1억7000만원 가량의 세금감면 특혜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원석 진보정의당 의원이 11일 국세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외국인 근로자 과세특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특례 혜택의 대부분이 1억원 이상 고액 연봉자들에게 돌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세법에 따르면 6∼38%의 소득세 누진세율 체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근무하는 외국인근로자들에게는 급여소득에 대해 15%의 낮은 세율로 과세하는 특례혜택이 적용된다. 외국인근로자 과세특례제도의 경우 세금감면 금액만 매년 2000억원 수준에 달한다.
문제는 해외고급인력 유치를 위해 마련된 이와 같은 과세특례 제도가 일부 외국인 고소득층을 위한 '부자감세' 특혜로 변질됐다는 점이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기준 외국인근로자 과세특례 금액은 1997억원 수준이다. 감세 혜택을 받은 외국인근로자들의 연봉분포를 살펴본 결과 총 1조6863억원에 달하는 외국인근로자 연봉총액 중 1조6689억원 가량은 연봉 1억원 초과 고액 연봉자로 나타났다.
즉 연봉이 1억원을 훌쩍 넘는 고소득층 외국인근로자들에게 매년 2000억원에 달하는 세금감면 혜택이 적용되는 실정이다.
과세특례를 받는 외국인근로자들의 연봉금액별 1인당 평균 감면금액을 추정해본 결과 1∼5억원 연봉자는 1997만원, 5∼10억원 연봉자는 5995만원 가량씩 세금감면 혜택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연봉이 10억원 이상인 고액 외국인근로자의 경우 1인당 1억6863억원 가량씩 소득세 감면혜택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박 의원은 첨단분야 기술자나 연구개발자들인 경우 별도의 외국인근로자 소득세 감면 제도가 마련돼 있어, 외국인근로자 과세특례 제도가 해외 고급인력 유치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박 의원은 현재 우리나라에 체류하며 외국인근로자 과세특례를 받고 있는 외국인들 대부분이 은행원, 외국기업 주재원,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급여소득자라면 누구나 과세특례를 받을 수 있어 고액연봉을 받는 외국어 원어민 강사들도 세금감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박 의원은 "도입의 취지와 목적이 불분명한 채 고액연봉자가 세금감면을 독식하는 비과세 세금은 즉각 폐지돼야 마땅하다"고 비판하고, "조만간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담은 세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