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체계 TF안, 금융위 입장만 대변한 후퇴안"
시민단체에서 최근 발표된 금융감독체계 선진화 TF안이 금융위원회 입장만 대변한 후퇴안이라며 질타를 하고 나섰다.
24일 박근혜 대통령이 금융감독체계 선진화 TF안을 보고받고, 이를 재검토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그만큼 TF안에 문제가 있다는 것.
25일 경실련은 성명서를 통해 "금융위 TF안은 현행 금융위의 권한을 오히려 강화할 뿐만 아니라, 금융감독원 산하에 금융소비자보호원을 설치함으로써 금융소비자보호기능 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금융감독체계 후퇴안'이라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는 적절하다"고 평했다.
우선 경실련은 절차적인 면에서 민간전문가가 더 많이 참여하지 못한 점을 아쉬움으로 꼽았다. 금융위 입맛에 맞는 비전문가로 구성되는 바람에 졸속적인 결과물이 나왔다는 지적이다.
경실련은 "내용적인 면에서 금융감독체계 개편방향은 금융감독의 독립성 확보, 금융소비자보호 확대 순서로 논의되어야 한다"며 "금융소비자보호의 확대는 중요한 금융감독체계 개편방향 중 하나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금융감독기능이 금융산업정책기능의 포획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경실련은 이번 TF안은 금융위의 입장만을 대변해 오히려 금융감독의 독립성을 후퇴시켰다고 혹평했다.
현행 금융위 산하 금융감독체계 선진화 TF의 가장 큰 문제는 금융감독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서 금융위원회를 해체 또는 금융감독위원회로 재신설해야함에도 불구하고 해체 당사자인 금융위가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를 직접 이끌고 있다는 것이라는 게 경실련 측의 주장이다.
경실련은 "이번 TF안이 오히려 금융감독체계의 후퇴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는 가장 큰 이유는 금융산업정책을 다루는 금융위가 제재권을 가져가며 감독기능을 통합해버려 금융감독의 독립성을 후퇴시켰기 때문이다"고 강변했다.
제재권을 통한 감독기능마저 얻은 금융위는 금융정책과 감독의 칼을 전횡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경실련의 우려다.
마지막으로 경실련은 "박 대통령은 개혁의 대상이 된 금융위와 금감원의 주장에 둘러쌓여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우(愚)를 또다시 범해서는 안된다"며 "바람직한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위해 누구에게 개혁의 칼을 쥐어줄 지, 다시한번 깊은 고민이 필요할 때"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