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 대비 포석 "보육대란 책임, 현 정부에 돌리려는 것"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16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서울시 무상보육비 예산부족분에 대해 중앙정부에 지원을 요청한 것과 관련해 "(보육대란의 책임을) 박근혜 정부에 돌리고자 하는 정치적 행위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하반기에 서울시 보육대란이 발생할 경우 전적으로 박 시장의 책임"이라고 경고했다.
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현재 무상보육 시행에 따른 지자체 부담증가분 7,214억원 가운데 약 80%인 5,607억원을 중앙정부 예산에서 지원하고 나머지 20%만을 지자체가 부담하도록 하는 안이 이미 시행중"이라며 "서울시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자체는 재정적 어려움 속에서도 추경편성을 통해 부족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동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전체 예산이 23조원에 달하는 서울시만이 유독 추경편성이 어렵다며 중앙 정부에 전액 부담을 요구하는 것은 정말 납득할 수 없다"며 "서울시가 편성해야 하는 예산은 서울시 예산의 0.2%인 약389억원에 불과하다"라고 꼬집었다.
최 원내대표는 박 시장을 향해 "영유아 보육비 부족에 따른 보육대란이 발생할 경우 이것을 박근혜 정부 탓으로 돌려 또 다른 정쟁을 유발코자 하는 행위라 판단돼서 심히 걱정이 된다"고 비난했다.
또한 "무엇보다 서울시가 현 예산의 세출 구조조정 등 예산 확보를 위해 전혀 노력을 하지 않고 자신의 선거운동과 관련되는 데만 예산을 쓰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무상보육비의 지자체 증가분에 대한 중앙정부 지원요청을 박 시장의 정치행위로 거듭 규정했다.
그는 "다른 지자체는 재정사정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보육대란을 막기 위해 예산을 배정하는 상황인데 살림살이가 가장 안정적이고 자립도가 높은 서울시가 유독 보육예산편성에서 지방 부담분을 못하겠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고 힐난했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인 김현숙 의원 역시 "서울시가 올해 예산을 편성할 때 양육수당을 전체의 15%인 차상위 계층에만 편성했다"며 "이는 다른 지자체가 대부분 상위 30%를 뺀 70%에 전부 편성한 것과 대비될 정도로 작은 규모일 뿐 아니라 올해 토목비를 서울시가 1조 이상 추경한 것과도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돈이 부족해 양육수당이나 보육수당의 지방 부담분을 편성하지 않은 게 아니라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 새 정부의 무상보육정책에 흠집을 내려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압박했다.
한편, 박 시장은 지난 달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 참석해 무상보육 예산 부족을 설명하며 "국비지원을 확대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특히 박 시장은 "서울시는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올해 지방세 수입이 전년대비 약 2500억원 적게 걷힐 것으로 전망돼 무상보육 지방비 부족분을 추경을 통해 확보하기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자체의 예산부족 현상은 지난 해 대선을 앞두고 소득 하위 70%까지 지급하던 무상보육비를 올 해부터 100% 전액 지원하도록 여야가 합의하면서부터 예상됐던 사안이다. 이에 당시 이명박정부와 인수위 시절 박근혜 대통령은 지자체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중앙정부 지원을 약속한 바 있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무상보육'대란을 둘러싼 책임론이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