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국세청, 2008년 1기분 납부고지서 취소결정
POS '진실공방' 이어질 듯…2008년 이후 소득세도 과세대상
CJ그룹 계열 제과 프랜차이즈 '뚜레주르' 가맹점에 대한 국세청의 부가세 과세처분이 전격 취소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국세청이 제대로 된 검토 없이 세금을 더 걷기 위해 무리하게 과세했다가, 반대여론이 심해지자 뒤늦게 없던 일로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26일 국세청과 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날 중부지방국세청은 관할 세무서를 통해 뚜레주르 일부 가맹점에 부과했던 2008년 1기분 부가세 고지처분을 취소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 날벼락 세금고지서 발부된 배경은?= 당초 국세청은 CJ푸드빌 본사와 가맹점 사이의 POS(Point og Sale, 실시간판매관리시스템) 매출액 데이터를 분석, 과거 가맹점이 관할 세무서에 신고했던 매출액과 비교한 차액을 근거로 이를 '과소신고'로 판단, 올해 초 매출누락분에 대한 부가세 과세고지서를 보냈다.
이에 납세통보를 받은 가맹점주들은 즉각 반발했고, 국세청이 프랜차이즈 전 업종에 대한 POS 데이터 분석을 실시하겠다는 방향성과 맞물리면서 자영업자 '세금 쥐어짜기' 논란으로 번질 조짐이 엿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 지방청 가운데 유일하게 세금고지서를 발부했던 중부청이 부가세 신고납부 종료일(25일)에 맞춰 당초 고지된 세금고지서를 전격 취소하게 된 것이다.
중부청이 당초 2008년 1기분 부가세 고지서만 발송했던 이유는 국세 부과제척기간(5년)을 고려한 '임시방편' 조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납세자의 명확한 해명이 없을 경우 2008년 2기분 부가세는 물론 이 기간 매출누락액에 따른 추가적인 소득세까지 부과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2008년 1기분 부가세 처분이 취소돼 그 기간 납세의무가 사라진 것은 맞다"며 "하지만 아직 POS 시스템의 신뢰성과 자료 정확성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납세문제는 이 문제가 결정된 후에 명확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POS 해석 불씨 남아…"부가세보다 소득세가 더 나올 수도"= 국세청은 당초 과세처분이 POS 시스템의 신뢰성에 기반 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본사와 가맹점의 수수료 납부 등 금전관계가 대체로 가맹점 매출액으로 좌우되기 때문에 해당 자료가 실제 매출액에 가장 근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맹점주들은 POS 시스템 상의 매출액이 오히려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본사 실적 및 전체 매출액을 위해 실제 개별 가맹점 판매금액과 다른 수치가 입력됐다는 주장이다.
현재 국세청은 가맹점주들이 POS 시스템 상의 매출액보다 적게 신고해서 부가세와 소득세를 탈루했다는 판단이나, 가맹점주들은 당초 세무서에 신고한 금액이 실제 매출액이라고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양측의 주장은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최초 국세청이 웃는 듯 했지만, 이번 과세처분 취소결정으로 점차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당초 국세청이 현금매출 누락 등 프랜차이즈 가맹점 탈세관행을 완전히 파악한 모양새였지만, 부과제척기간을 코앞에 둔 시점에 과세한 것도 모자라 뒤 늦게 이마저도 취소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여론을 의식한 일종의 '꼬리 내리기'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국세청은 이번 사건과 관련된 과세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아직까지 POS시스템 상의 매출액과 개별 가맹점주가 세무서에 제출액 납세액의 차이에 대해 명확한 소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며 "과세기간이 도래하지 않은 2008년 2기 이후 부가세 등 과세여부는 여전히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적극적으로 납세자 입장에서 소명여부를 검토하겠지만, 소명내용이 명확하지 않거나 거짓해명이 밝혀질 경우 추가적인 과세처분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사건이 단순히 부가세만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경우에 따라 매출누락 분에 따른 종합소득세 추징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부가세는 매출 누락분의 10% 정도이나, 소득세의 경우 매출액 누락 규모가 클수록 적용세율이 달라지기 때문에 오히려 부가세보다 더 납부규모가 커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사건과 관련된 납세문제는 시간이 지난 뒤에 좀 더 명확하게 결론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간에 쫓긴 듯한 국세청의 섣부른 과세처분은 최근 세수부족 사태와 맞물려 두고두고 회자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