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페이퍼컴퍼니 이용 조세포탈 VS 辯, 경영권 방어
법원, 이 회장 3개월간 구속집행정지 결정
수천억원대의 비자금 조성과 관련한 조세포탈과 횡령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대한 재판절차가 시작되면서 공판준비기일부터 변호인과 검찰측의 불꽃튀는 공방이 벌어졌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4부(재판장 김용관 부장판사) 심리로 20일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회장의 변호인단은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한 쟁점 정리를 통해 앞으로 공판에서 논의될 쟁점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광장의 변호사로 꾸려진 변호인단은 우선 해외조세포탈 부분에 대해 특수목적법인 설립은 워런트 인수를 통한 경영권 방어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해외 금융기관 및 버진아일랜드(BVI)를 이용한 페이퍼컴퍼니 설립은 홍콩의 투자관행일 뿐 양도세 회피의도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것을 두고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조세를 포탈할 목적이 있다고 한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또한 납세의무자에 대해서도 이 회장으로 볼 것인지, 특수목적법인으로 볼 것인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기본적인 사실관계 부분은 크게 다툼이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법리 문제에서 조세포탈의 고의 여부,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인지 여부, 납세의무자에 대한 부분은 꼼꼼히 따져 보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검찰은 특수목적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법인은 목적사업이 아무것도 없으며 주식 양도차익을 남기고 이 회장이 사용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측은 해외 조세포탈에 대해 먼저 해외에 계좌를 개설하고 특수목적법인의 명의를 빌려 차명거래를 했다고 지적하면서 이 법인 뒤에 CJ 임직원이 있고 그 임직원 뒤에 이재현 회장이 숨어있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국내에 자금이 들어올 때는 해외 금융기관 명의만 확인되는 4단계의 과정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세피난처인 BVI(버진아일랜드)를 이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홍콩에서도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반박하면서 경영권 방어 차원이라고 하더라도 세금을 내야한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CJ측이 주식을 취득하고 처분할 당시에는 경영권 방어와 무관한 시기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 구체적인 과정은 공판을 진행하면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측은 비자금 부분에 대해서도 변호인측에서 공적용도로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회장 개인 용도로 사용한 부분에 대해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이 밖에 횡령과 배임 부분에 대해서도 양측은 법리적인 측면에서 서로의 입장을 팽팽히 내세우며 날선 대립을 보였다.
첫 공판준비기일에서부터 불꽃튀는 공방을 보임에 따라 앞으로 공판 과정에서 양측은 치열한 법리공방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재판부는 이 회장에 대해 오는 29일부터 3개월간 구속집행정지를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 회장이 신장이식수술과 그로 인한 회복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앞으로 진행될 공판은 다소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측 변호인은 이날 공판준비기일에서 의견 제시를 통해 이 회장이 수술할 경우 약 3개월간 격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피고인들과 재판을 분리해서 진행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재판부 다음 기일에 신동기 부사장과 하대중 전 지주사 대표의 횡령과 배임 관련 쟁점 정리와 이 부분에 대한 변호인의 입증계획을 듣겠다며 오는 9월 9일 오전10시에 공판을 속행한다고 예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