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차입 확대는 아직…하반기 중 대출금리 인하 예고
"카드사·캐피털 수검 부담 완화하고 검사 횟수 줄일 것"
"방카슈랑스 판매를 허용하고 외화 차입 규제를 풀어주십시오."
22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호텔에서 여신 업계 최고경영자들은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을 만나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카드사, 캐피털, 할부금융사 등 33개 회사의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최 원장은 의견들을 청취하고 향후 검토해볼 것을 약속했다.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가계 부채 부담이 늘면서 여신 업계의 영업 환경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할부금융 대출액은 2002년 16조원을 넘어섰다가 2010년 이후 연간 10조원 수준으로 위축된 상태.
최 원장은 "업계 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수익 창출을 위해 고려해볼 수 있지만,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라 관계 부처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카슈랑스는 은행에서 보험 판매를 허용하는 것. 현재 여신금융회사들은 자동차 할부금융과 관련해 보험을 판매할 경우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화 차입의 경우 금융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외채가 느는 것이 우려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채를 늘리는 것은 순기능이 있지만,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현재 여신금융회사들은 중국, 독일, 영국, 러시아뿐 아니라 인도, 브라질, 베트남, 네팔,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가에 현지법인을 보유, 자동차 할부금융을 영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 2000만달러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최 원장은 "금융 산업이 구조적 문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먹거리를 창출하려면 해외 진출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대부 중개수수료 인하도 예고됐다. 최 원장은 "그동안 시장에서 저금리 기조를 지속해 왔지만 높은 대출금리가 개선되지 않고 있어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있어왔다"고 지적했다.
또 "건전한 심사를 하고 합리적인 금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금리 비교 공시를 강화해 금리 경쟁 여건이 조성될 필요가 있다"며 "하반기 중 대출금리 체계 모범규준이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덧붙였다.
중고차 금융 금리는 5%포인트 이상 내렸으나 여전히 18%대에 머무르고 있으며, 특히 신용 대출금리는 25%로 높은 수준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최 원장은 "어려운 환경을 감안해 수검 부담을 완화할 방침이다. 자체 감사 기능을 활용하면서 컨설팅 위주의 검사를 실시하고, 검사 횟수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새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과 관련, 여신 업계가 새로운 분야에 대출을 해 자금 공급을 늘리도록 당부도 했다.
현재 자동차 할부금융은 85%를 차지하고 있으나 기계 할부는 미미한 실정. 리스(기계 장기 임대)의 경우 최근 3년 동안 연 10조원 수준인 가운데 자동차 리스가 60% 차지했다. 산업기계 리스 비중은 20%에 불과했다.
여신 업계의 벤처캐피털 투자는 1997년 외환 위기 때 4조6000억원에 달했으나, 최근에는 1조5000억원 수준에서 정체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