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수 아닌 매장 면적기준으로 제한해야"
민주당 홍종학 의원은 26일 대기업의 면세점 점유율을 60% 미만으로 제한한 것을 골자로 한 관세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재벌대기업의 면세점사업에 대한 독점적 기득권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라고 혹평했다.
이날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관세법 시행령 개정안은 대기업의 면세점 진출 규모를 제한하고 특허수수료를 현실화해 대기업의 면세점 점유율을 제한, 중소·중견 면세점의 비율을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홍 의원은 "당초 입법안에는 재벌대기업에 대한 면세점 사업 비중을 50%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중소·중견 및 공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었다"고 지적했다.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소위원회 소속인 홍 의원은 "조세소위 논의 과정에서 이러한 입법취지를 반영하되 비율을 직접 규정하는 것은 시행령에서 다루기로 하였다"면서 "정부는 입법취지의 핵심인 재벌대기업의 기득권 규제는 그냥 놔둔 채,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비판했다.
기재부가 홍 의원실에 제출한 '면세점 특허 관련 설명자료'에 따르면 현재 면세사업은 총 39개의 사업장에 면적은 총 89,331㎡에 달하는데 이중 재벌대기업은 19개 매장에 67,139㎡의 면적을 운영하고 있으며, 중소·중견, 공기업의 20개 매장은 22,192㎡의 면적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장 수는 비슷하지만 면적에서 3배 이상 차이가 난 것.
이에 홍 의원은 "정부가 이번에 비율 규제의 기준으로 도입한 매장 수는 재벌대기업이 48.7%에 불과하지만 면적 기준으로는 75.2%에 달한다"며 "따라서 정부의 이번 시행령 기준인 매장수로 재벌대기업 집단에게 60% 미만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현재 재벌대기업이 운영하고 있는 면세점 사업에서 어떤 규제도 할 수 없고, 앞으로 이들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정부 측과 사전 협의과정에서 비율 규제의 기준을 매출액으로 하는 것은 재벌대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되고, 매장수로 하는 것은 규제의 효과를 발생할 수 없으니, 면적 기준으로 하되 그마저도 장기적으로 조금씩 규제하는 방식으로 하자고 했으나, 정부 측이 끝내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이와 같은 모습은 지난해 조세소위 논의 과정에서 여야가 합의하고 정부가 인정한 입법취지를 왜곡하는 것이며, 나아가 재벌대기업의 기득권을 그대로 유지하게 하려는 박근혜 정부의 친재벌 성격을 명확히 보여주는 증거"라고 거듭 비판했다.
이에 홍 의원은 면세사업에 대한 규제 기준을 면세점 매장 비율이 아닌 매장 면적으로 규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관세법 개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