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연합회, "소득공제→세액공제 재고 필요"
정부의 발빠른(?) 대응으로 수면 아래로 내려가 있던 2013년 세법개정안에 대한 조세저항의 불씨가 다시 피어오를 조짐이다. 조세관련 학자들이 주축이 된 학술단체인 한국납세자연합회(회장 : 홍기용 인천대 교수)가 성명서를 발표하고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납세자연합회가 지목한 문제점은 이번 세법개정안의 핵심이나 다름없었던 의료비, 교육비, 보험료, 기부금, 연금저축 등에 대한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
27일 납세자연합회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번 세법개정안은 비효율적인 비과세·감면 등을 과감하게 보완하고 개선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노력과 추진력을 높게 평가한다"며 "하지만 근로소득자와 관련이 있는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납세자연합회는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과 관련한 3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납세자연합회는 "소득공제 항목은 대부분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으로 소요되는 필요경비들이다. 따라서 필요경비를 제외한 소득을 과세소득으로 보고 여기에 소득세율을 곱해 근로소득세를 계산하는 것이 일반적인 조세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액공제는 저소득층 등 특정계층 혹은 분야를 정책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적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정부가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통상 허용되는 필요경비를 소득공제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반적 조세원칙과 국제수준에 부합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여러 개별적인 상황으로 인해 의료비와 교육비, 보험료, 연금저축 등 비용을 불가피하게 많이 지출하는 근로자는 담세력이 크게 줄어들기 마련"이라며 "하지만 세액공제 전환으로 이들의 세금증가율이 오히려 높게 된 반면, 소득공제 항목의 지출이 없는 근로소득자는 고연봉 근로자라 해도 세금증가율이 제로가 된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소득공제 항목이 있는 근로자에게 세부담을 더 지우는 방향으로 세법개정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납세자연합회는 이와 관련해 "이는 조세형평에 합당하지 않다"고 일갈했다.
납세자연합회는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에 따른 이런 문제점들은 중간계층 근로소득자의 기준을 단순히 5500만원 혹은 그 이상으로 상향조정된다고 해도 원천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근로소득공제율과 근로소득세액공제율은 고소득 근로자의 조세부담을 높이는 방향으로 조정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의료비, 보험료 등 필요경비에 대한 세액공제 전환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