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이 개청 43주년을 기념, 십여명의 역대 관세청장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27일 저녁, 서울 역삼동의 한 중식당에는 백운찬 관세청장(現, 제26대 관세청장)을 비롯해 장영철 전 노동부 장관(제5대 관세청장), 홍재형 전 국회부의장(제7대 관세청장),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제14대 관세청장), 주영섭 전 관세청장(제25대 관세청장) 등이 모여 두 시간 동안 만찬을 함께 했습니다.
수입먹거리의 안전을 지키고 우리 경제를 해치는 밀수 등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 경제국경 최일선에서 밤낮으로 일하는 관세청을 이끌었던 '공통분모'가 있는 이들은 한 식구 아니랄까봐 모이자마자 관세청에 대한 걱정부터 쏟아냈다고 합니다.
홍 전 부의장은 어려운 경제상황을 우려하며 "관세청의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노력이 차질없이 이뤄져 관세청 소관 세수목표(66.5조원)를 달성해 정부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합니다.
다른 선배 관세청장들 역시 "국정과제인 지하경제 양성화를 추진하다보면 기업들의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며 "하지만 세수확보도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상극하는 것을 조화롭게 하려면 관세청이 힘들겠다"고 걱정을 했다고 전해졌습니다.
사상 초유의 세수부족 사태에 후배들의 노력이 빛을 보지 못하고 괜한 불똥이 튀지 않을까, 염려하는 마음에서 이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그렇다고 선배 관세청장들이 '열심히 하라'는 채찍질만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는 관세청 후배들에게 힘을 북돋아주기도 했습니다.
홍 전 부의장은 "요즘 경제가 어려운데 관세청이 FTA 활용을 높이기 위한 기업 지원에 나서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며 격려했고, 장 전 장관은 "중국과 AEO MRA를 맺은 것을 봤다. 이는 중국의 비과세 장벽을 뛰어넘는 제도이기 때문에 활용도를 적극 높여야 한다"고 독려했습니다.
이런 선배들의 조언에 백 청장은 "지하경제 양성화와 경제활력을 회복하고 중소기업을 지원하는데 전력을 다하겠다. 선배님들이 많이 도와달라"고 화답했다고 합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백 청장은 선배 관세청장들의 활약상이 담겨있는 5분짜리 동영상을 제작해 만찬 때 보여주기도 했다는데요.
이를 본 선배 관세청장들은 추억에 잠기며 현직에 있었던 당시 재미있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내 분위기는 더욱 화기애애해졌단 후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