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정금공 계약직도 고용 승계할 것"
다이렉트 뱅킹, 내년 7월경 신규 가입 중단 시사
지난 27일 정부가 발표한 정책금융 개편에 따라 KDB산업은행과 한국정책금융공사가 내년 7월에 합병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 산은은 전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려운 '시장형 정책금융기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자체적으로 수익을 내면서 정부의 정책금융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산은의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흡수합병을 당하는 정금공 입장에서는 추후 구조조정도 예상되는 상황이라 과정은 순탄치 못할 전망이다.
■ "인위적 구조조정 없어, 계약직 기간 보장" = 성기영 산은 부행장은 28일 브리핑을 열고, "정부의 고용 중시 철학을 존중해 인위적 구조조정을 지양하고 공정하게 합병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산은은 정금공 전 직원의 고용 승계를 보장하되, 계약직의 경우 계약 기간까지 유효하다.
성 부행장은 "근로조건은 서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 잉여 인력의 발생이 불가피한데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 잉여 인력을 감안해 신규 채용은 대폭 줄인다. 성 부행장은 "연간 100~120명을 새로 채용해왔는데 2017년까지 50~70명으로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금공이 중소기업에 간접 대출을 하는 온렌딩(on-lending) 업무는 산은에 새로운 부서를 신설해 담당하게 한다.
■ 다이렉트뱅킹 내년 7월부터 가입 못해? = 지난 정부에서 산은 민영화가 추진되며 그동안 산은은 개인 금융 영업을 대폭 강화해왔다.
하지만 민영화가 중단되면서 이를 점진적으로 축소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대표적인 것이 다이렉트뱅킹. 산은은 다른 시중은행과 비교해 영업점이 부족한 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직원이 고객을 직접 방문해 계좌를 개설하는 다이렉트뱅킹을 공격적으로 늘려왔다.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예금 금리를 높이면서 가입자 20만명을 돌파하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성 부행장은 "신규 가입 중단은 정부와 협의해야 겠지만 내년 7월부터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존의 가입자는 만기까지 유효하며 연장도 가능할 전망이다.
■ 2600억 적자 전망, 수익성 악화 어쩌나 = 성 부행장은 "민영화 후와 비교해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 우려되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개인 금융 부문이 상당히 좋아졌고 은행다워졌다. 자체 수익을 내야 살아남을 수 있고 정부의 재정 부담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향후 산은은 개인 금융뿐 아니라 투자은행(IB), 기업공개(IPO) 등 업무를 통해서 리스크 투자를 하면서 정부의 정책금융을 수행하게 된다.
올해 상반기 적자도 예상된다. STX 부실채권으로 적자 규모는 26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산은 관계자는 "곧 경영 공시를 통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