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공무원 사회의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다. 공무원들의 특성상 드러내놓고 불만을 표출하지 않고 있지만 가슴 한 가득 불만이 쌓여있는 눈치다.
공무원들의 가슴에 불만을 쌓게 한 원인은 '월급봉투' 때문이다.
최근 한 언론을 통해 내년도 공무원 임금이 동결된다는 보도가 흘러 나왔다. 이어 또 다른 언론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공무원 임금을 인상키로 했지만 직급에 따라 차등화 된 인상률을 적용한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예산당국(기획재정부)이 확정된 바 없다고 해명하는 등 긴급 진화에 나서긴 했지만, 상당수 공무원들은 임금과 관련한 소식에 마음이 불편하기 짝이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언론보도 상 공무원 임금 인상률은 4급 이하 공직자 4%, 3급 이상 공직자 2.8% 수준의 인상률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 이 또한 확정된 바는 없다지만 올해 물가상승률 예측치(2.8%)를 감안하면 체감 인상률은 사실상 '0%'라는 결과는 마찬가지라는 전언이다.
경제상황이 어렵고 '복지재원' 마련에 혈안이 된 정부 입장에서 공무원들 임금을 상당폭으로 인상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특히 지난 16일 새누리당과 정부가 내년 예산안 관련 당정협의를 진행하면서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 국회의원 세비(歲費)를 동결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공무원 임금 동결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이다.
임금 동결도 모자라(?) 내후년(2015년)부터 그동안 비과세 소득으로 분류되어 있던 '직급보조비'가 과세소득으로 전환되면서 세금부담은 늘어난다는 사실에 공무원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정부 추정치에 따르면 2015년 공무원 직급보조비에 대한 과세가 실시될 경우 총 2000억원의 세수가 추가확보 된다는 설명이다.
지금까지 '성역(聖域)'처럼 여겨졌던 부분을 무너뜨린 조치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인 공무원들은 월급봉투가 더 가벼워 질 수 있다는 생각에 허탈하다는 반응이다.
공직사회 일각에서는 복지재원 확충에 왜 공무원들의 희생만 강요하느냐, 고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중앙부처 소속 한 공직자는 "경기 침체로 최근 몇 년 동안 임금이 거의 오르지 않았다"며 "물가는 꾸준히 인상되는데 또 동결한다는 소식을 들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공무원 임금은 지난 1998년·1999년 외환위기(IMF) 당시 각각 4.1%와 0.9% 삭감됐으며,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2009년과 2010년에는 동결된 바 있다. 국가재정이 어려울 때마다 공무원 임금이 삭감되거나 동결된 것이다.
올해는 사상 최악의 세수부족 사태가 가시화되고 있는데다가 정부는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각종 씀씀이를 줄이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중앙부처 공직자는 "공무원 월급 임금 동결은 국가재정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직급보조비 등 비과세 영역을 과세로 돌리는 등 복지재정 확충을 위해 공무원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처사"라며 "불요불급한 예산 삭감 등을 함께 하면서 공무원들 월급 문제도 접근해야 공무원들의 불만을 무마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직자는 "사실 임금상승률이 거의 동결 아니면 매년 물가인상률 보다 낮았다. 실질적인 임금은 매년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며 "공무원들도 봉급생활자인데 어떻게 살란 말인가, 최소 물가상승률 수준은 인상해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