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침체…정부, 사모펀드 시장 규제 완화 검토
자산운용업계 숙원 장기펀드 소득공제 도입 여부 관심
정부가 자산운용시장을 살리기 위해 규제를 대폭 줄일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침체되며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들은 일대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24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향후 정부는 사모 펀드(PEF) 시장의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투자자문업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출자 제한이나 기업 투자의 규제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문사의 경우 은퇴 시장을 통해 전환점을 마련, 향후 자산 관리 컨설팅이 활성화되도록 할 계획이다.
자산운용시장 팽창에 따라 영세 업체들이 난립하면서 투자자문사는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상황.
2000년대 후반 자문형 랩어카운트(wrap account)의 열풍이 꺾인 뒤 문을 닫는 투자자문사들이 속출했고, 3분의2가 적자 늪에 빠져있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기관뿐 아니라 은퇴 준비 시장이 커지면서 자산운용사가 1대1로 컨설팅을 해주는 서비스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은퇴 준비 시장은 금융권만의 문제가 아니라 노후 대비를 제대로 못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사회문제들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고민할 국가적 과제"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금융위는 앞서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와 협조해 연금 제도를 정비하거나 세제 혜택을 늘리기도 했다.
그동안 자산운용업계 숙원이었던 장기 펀드의 소득공제도 도입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펀드 소득공제의 경우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담긴 채 국회 계류돼 있다. 그러나 투자 상품에 세제 혜택을 부여해, 정부가 투기를 조장한다는 논란이 있으면서 국회 통과가 난항을 겪어 왔다.
인터넷에서 여러 회사의 펀드를 검색하고 영업점 방문 없이 가입할 수 있는 펀드 슈퍼마켓도 출범, 소형 자산운용사들의 판매 활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오후 사모 펀드를 포함한 자산운용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건의 사항을 청취한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0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회의에 참석, 호주·뉴질랜드·싱가포르와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Asia fund passport) 출범을 논의하는 공동의향서에 서명했다. 펀드 패스포트는 해외 금융 당국의 인증 없이 국가 간 자유롭게 펀드를 판매할 수 있는 제도이다.
헤지펀드 시장도 관심사이지만 규제 완화는 짧은 시간 안에 이뤄지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헤지펀드는 위험 투자를 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소규모 거액 투자신탁으로 금융 위기 탓에 규제 장벽이 높아 시장의 불만이 있어 왔다.
현재 한국형 헤지펀드의 가입 금액 기준은 법적으로 5억원 이상이며 투자 제한도 엄격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볼 때 헤지펀드 규제를 완화해야 수익률을 높일 수 있고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