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국세청, 포스코 급증한 계열사 집중 조명 가능성

세무·회계 업계는 지난 4일부터 전격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포스코 세무조사와 관련, 최근 5년 사이 계열사가 급속히 늘어난 데 주목하고 있다.

계열사들이 경기침체로 경영의 어려움을 겪게 돼 모기업인 포스코의 지원이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 경우 포스코의 이익이 계열사로 흘러 들어간 사례가 포착될 수 있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최근 4년간 계열사가 3배가량 늘어났다. 이 과정에서 신설회사의 초기 경영정착은 물론 계열회사의 영업부진을 보전해 주기 위해 계열사에 공급하는 철강가격을 조정해 주거나 간접적으로 지원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정상적인 가격으로 거래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부당행위계산부인에 해당돼 이익을 준 포스코도 이익을 받은 계열사도 이중으로 세금을 토해내야 하며 적정한 대가없이 자금 등을 지원해 준 경우에는 증여세 대상이 된다.

지난 4년 계열사 3배로 늘어 나...경영상태는 적자 투성이

정준양 회장이 취임한 2009년 이후 포스코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계열회사의 증가다.

정 회장이 취임하기 전인 2008년말 포스코의 연결대상 종속회사 수는 73개 였다. 그러나 정회장이 경영을 맡은 4년 동안 포스코의 종속회사 수는 144개가 늘어 217개가 됐다. 4년동안 무려 3배로 늘어난 것이다.

더욱이 작년 사업보고서에 나타난 포스코ESM, 포스메이트 등 관계회사로 분류되는 103개 회사까지 포함하면 포스코는 무려 320개 회사의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계열사가 많다 보니 계열사 매출 비중도 크다. 포스코의 작년 매출이 35조6649억원인데 계열사 등 특수관계인과의 내부 거래액이 12조9065억원에 달한 것으로 보고됐다.

문제는 이러한 계열사들의 경영성적이다. 작년 연결감사보고서를 살펴 보면 217개 회사중 100개가 넘는 회사가 적자 상태고 특히 해외 계열사는 157개 회사중 절반이 넘는 84개 회사가 적자를 보여 2473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저가 공급, 일감몰아주기, 영업비용 대지급 등 부당 이익이전 의혹

포스코의 계열사는 거의 대부분 포스코가 만드는 철강의 생산과 판매와 연결되어 있다. 포스코강판, 포스코특수강 등 철강업종은 물론 대우인터내셔널을 비롯한 해외법인들은 포스코의 철강을 받아 판매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이나 포스코에너지도 철근, 코일 등 포스코가 공급하는 제품이 주요 원부자재이다.

최근 4~5년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여파로 철강업, 건설업, 무역업 모두가 장기침체를 겪고 있어 포스코 계열사 중 많은 회사들이 경영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들은 포스코가 모기업으로서, 어려움에 처한 계열사와의 거래가격을 조정해 비용과 손실을 보전해 주거나 일감을 떼 줄 수밖에 없었을 거라는 분석이다.

철강회사의 한 임원은 “포스코 계열사들이 포스코로부터 받는 철강 가격이 시중 가격보다 낮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급가격 뿐만 아니라 회사가 지불해야할 운송비, 수수료, 판촉홍보비 등도 지원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포스코건설의 경우 최근 해외건설과 국내주택 부문 부진에도 불구하고 포스코가 발주한 발전플랜트 등으로 영업이익률이 전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며 “최근의 건설시장을 감안할 때 외형은 다소 증가할 수 있지만 이익률이 3배까지 올라간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포스코와 계열사간의 자금거래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그룹 전체 현금영업수익에서 포스코가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달하는데도 불구하고 막상 현금은 계열사들이 그룹전체 현금의 60%를 보유하고 있어 포스코가 벌어 들인 돈이 계열사로 빠져 나가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제품가격 조정외에도 증자할 때 주식평가, 대출금 보증제공, 공통비용 편중 배분, 수의계약을 통한 조건우대 등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실질적인 이익이전 소지가 크다”며 촉각을 곤두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