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본청 조사감시국장을 전격 경질한 관세청이 후속 인선을 단행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사감시국장 자리는 관세청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지하경제 양성화를 총괄 지휘하는 핵심 보직이다.
국정감사 등 중요한 현안이 눈앞에 있는 상황에서 오랜 기간 동안 해당 보직이 공석 상태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안팎에서는 관세청의 신중행보에 궁금증이 증폭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일단 인사가 늦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해당 보직이 개방형 고위공무원단 직위라는 점에서 일정한 개방형 공모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일반직 고위공원단 직위라면 인사권자의 의지에 따라 발빠르게 인선을 할 수 있지만, 개방형 직위는 그렇지가 못하다.
통상 1∼2주일 가량 모집공고를 내고 근무희망자를 모집해야 하며, 일정수 이상의 근무희망자가 없으면 재공고를 내는 등 절차에 소요되는 시간이 상당하다. 특히 민간인 출신이 후보자로 결정되더라도, 최대 8주의 추가적인 인사절차를 거쳐야 임명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관세청은 해당 보직 근무희망자를 모집하는 모집공고도 내지 않은 상태다.
관세청은 보직해임 된 전임 A국장 인선 당시(올해 5월 초)에도 2차 모집공고 등을 거쳐 임명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지금 당장 모집공고를 내고, 근무희망자가 현직 고위공무원이더라도 10월 중순에 가까워져야 후임자 임명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사와 관련해 무수한 의문부호가 찍힐 수밖에 없는 셈. 쉽지 않은 인선절차를 거쳐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단칼에 보직해임 처분을 내린 만큼 발빠르게 후속 인선을 진행할 것이라는 예측에서 한참 빗겨났기 때문인 측면도 크다.
관세청 내부에서는 지하경제 양성화, 국정감사 등 눈앞에 놓인 현안 업무의 무리 없는 추진을 위해 하루 빨리 해당 보직 인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후속 인선을 위한 움직임은 '감감무소식'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관세청 일각에서는 현재의 고위공무원 라인업이 구축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측면에서 마땅한 후보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외부기관과의 인사교류를 통한 후임자 인선이 이루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조사감시국장 보직의 업무특성 상 민간인 또는 전문성이 부족한 외부기관 출신자가 업무를 수행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다만 전임자가 음주파동 등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보직해임 된 만큼 후속 인선에 더욱 신중을 기하기 위해 인선을 늦추는 것 아닌가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 같은 분위기와 달리 관세청 내부에서는 새로운 조사감시국장 후보군에 대한 저울질도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부임 6개월이 갓 지난 본부세관장들에 비해 여러 측면에서 전보의 용이성이 높은 주시경 관세국경관리연수원장을 유력 후보로 손꼽고 있는 모습이다.
주 원장 이외에도 본청 주요 국장급 간부들의 수평이동(노석환 심사정책국장, 이명구 정보협력국장, 이찬기 통관지원국장 등)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