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코 세무조사에서 국세청이 최근들어 급속하게 늘려 온 해외부문을 얼마나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근 4년 포스코가 해외에 쏟아 부은 돈은 1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스코의 최근 사업보고서를 분석해 보면 2009년 정준양 회장이 취임한 이후 해외진출이 수적으로나 양적으로 급속하게 늘어 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의 해외계열사는 정회장 취임전인 2008년 48개에서 2012년 166개로 4년 동안 3배가 넘게 늘어 났고 자산도 7.7조원에서 20.4조원으로 3배 가까이 늘어 났다. 이런 해외사업 확장 과정에서 빛이 9조원 늘어났고 지분확보를 위해 4조원을 해외로 내보냈다.
재무전문가들은 이렇게 단기간에 대규모로 이뤄진 사업확장 과정에서 자산을 적정가격 이상으로 매입하거나 비용이 과다하게 지출되는 누수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정 회장 취임전후 해외계열사 증가 현황 (조원, 개)
자료 : 포스코 연결감사보고서
성과없는 해외 진출 왜 늘렸는지...우려 반 의문 반
해외에 진출한 사업들의 성과는 어떨까? 2012년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포스코의 해외법인 166개 중 절반이 넘는 84개의 회사가 적자가 났거나 이익이 없어 해외부문에서 2473억원의 손실이 나고 있다. 설립해 놓고 매출이 전혀 없는 회사도 37개나 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성과가 부진한 해외부문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부은데 의혹을 눈길을 보내고 있다. 단순한 경영판단의 오류인지 경영 외적인 다른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 갈 수준이라는 것이다.
포스코의 협력업체 관계자는 “포스코 내부에서도 무리한 해외진출에 대해 말들이 많다고 들었다”며 “해외사업에 대한 거래가격이나 조건이 적정한지, 지급대가를 제대로 받았는지, 자금집행이 정상적인 절차를 밟았는지 깊이 따져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스코의 해외사업 중에는 아직 법인이 설립되지도 않았는데 자금만 투입하고 멈춰 있거나 아예 중도에 포기하는 사업도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포스코는 인도에서 4년 동안이나 추진해오던 카르나티카 제철소 사업을 포기한다고 공시했다. 사업권 확보 지연, 지역주민들과의 마찰, 환경단체들과의 소송 등 때문에 그동안 투입된 비용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경우 해외진출 과정에서 지역정부나 현지주민들과의 갈등이 꽤 있다”며 각종 보상비용, 합의금, 법정비용 등이 당초 계획보다 너무 많이 늘어나 비용이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포스코는 지금도 인도에서 광산개발, 아연공장, 냉연공장, 전기강판제철소 건립을 계속 추진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제철소, 브라질 제철소, 중국 아연공장, 터키 냉연공장 등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사업의 경우 국세청의 전문인력 부족으로 어느 정도 매출누락, 이익이전 등의 행위를 적발해 낼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