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기업이 지난 6년간 조세피난처에 투자한 금액이 10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이 조세피난처 자회사에 남겨둔 유보소득은 국세청 신고액만 한 해 3000억원에 달했다.
30일 민주당 홍종학 의원이 국세청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국내 법인 및 개인의 조세피난처(국세청 기준 50개국) 해외 투자금액은 지난 2007년부터 2012까지 6년간 총 18조2243억원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재벌기업(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6년간 총 9조8340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조세피난처 전체 투자액의 53.5%에 이르는 액수다.
특히 재벌기업의 투자금액은 2007년 6512억원에서 2012년 2조3532억원으로 1조7020억원 증가했다. 5년 사이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에 반해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3조9362억원을 투자했으며, 이는 전체 투자금액의 21.9% 수준이다. 다만 투자금액은 2007년 6495억원에서 2012년 6683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전체 투자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38.0%에서 2012년 19.2%로 대폭 낮아졌다.
재벌기업이 조세피난처에 남겨둔 유보소득은 3000억원에 육박했다.
국세청 자료를 살펴보면, 2011년도 사업분 해외 유보소득 총액은 3197억원이었고, 이 중 92.7%인 2963억 원이 재벌기업의 소득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은 23억원, 중견기업 등은 210억원이었다.
홍종학 의원은 "조세피난처 국가에 대한 재벌기업의 투자금액이 2.5배 이상 증가하고, 이들 국가로부터 올린 재벌기업의 유보소득이 자진 신고된 것만도 한 해에 300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조세피난처 등 해외로 국부가 유출되고 해외에서 세금이 탈루되는 것은 우리나라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에서는 매우 치명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일정기간만 지나면 이들에 대해서도 세금을 부과할 수조차 없다"며 "해외 세금 탈루 혐의에 대해서는 영구히 세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등 강력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 의원은 지난 6월 조세피난처 세금 포탈에 영구히 세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국세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