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영업에서 경쟁하던 것이 이제는 금융그룹간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
임종룡 농협금융지주회장(사진)은 30일 은행회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우리투자증권 인수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금융시장이 동일영업에서 금융그룹간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그룹의 생존을 위해서는 포트폴리오의 다양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과거 고성장 시대에는 은행, 보험, 증권 등 동일영업에서 경쟁이 이뤄져도 시장 참여자가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구조였지만 저금리 저성장시대에는 금융그룹간 경쟁체제로 바뀌며 특출나게 잘하는 분야가 있어야 하고, M&A와 같은 비자생적인 성장방식을 통해 경쟁역량을 확보하지 않으면 뒤처지고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하반기 농협금융의 중점 과제로 수익성 강화, 건전성 제고와 시너지 강화, 사업의 규모화와 다각화를 꼽았다.
실적 저조에 맞춰 적자점포 정리 등 비용절감 노력을 통해 수익 감소폭을 최소화하고, 금융회사의 사활이 달려 있는 건전성 제고와 함께 금융계열사간 시너지를 끌어 올리는 일에 역점을 두겠다는 것.
또한 업계 4위권인 은행과 보험에 비해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는 증권업의 보강을 위해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기업금융 등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각화와 경쟁력을 확보해 금융그룹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것이 임 회장의 복안이다.
임 회장은 "우투증권 인수는 수익구조 다변화와 함께 고객에게 농협금융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시너지 창출의 모멘텀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타당성을 검증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투증권 인수가 농협금융 전체의 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원칙 하에서 인수를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임 회장이 구상하는 우투증권 인수는 기본적으로 '1+3'의 패키지다.
그는 "우투증권 패키지는 '1+3'을 생각하고 있으며 우투하고 아비바생명은 꼭 같이 살 것"이라며 "나머지 자산운용하고 저축은행을 각각 사든지 그런 조합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은행은 4위, 보험은 이보다 큰데 우투증권을 가져오면 증권은 1위를 할 수 있으며, 잘 할 수 있는 영역이 2개가 생기는 셈이다"며 "은행과 연계하면 훨씬 더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임 회장은 농협이 우투증권을 인수하게 되면 양쪽 모두 상당한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임 회장은 "우투증권이 농협으로 오면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이 창출될 것으로 보는데 우투증권 자체가 도시, 기업 영역인데 반해 농협은 농촌, 개인 경제사업 쪽의 영역에 있어 상호 보완될 수 있다"며 "농협의 운용 자금규모가 160조에 달해 국민연금 다음으로 많은데 우투증권이 이 같은 자금 운용의 기회도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투증권 인수 실패를 묻는 질문에는 "실패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선을 그은 뒤 "대우증권은 나올지 말지 몰라 현재 스탠스에서 찾을 수 없으며 우투증권을 가져오느냐의 문제지 (우투증권이나 대우증권 중)무엇이 좋을 것인가의 문제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임 회장은 리스크 관리 문제와 관련해서는 "신한, 우리은행 등 여러 은행에 다 보내 구걸하듯이 가서 배워오라고 했다"며 "두달 동안 배워온 결과를 갖고 필요한 부분을 분류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농협에는 STX그룹 문제나 PF대출 등이 많이 몰려 있는데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리스크관리 문화도 중요하다"며 "전결한도, 여신 결정 프로세스라든지 조기경보시스템에서 더 나아가 (리스크)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직원들의 분발을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