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 "예산 집행효과 제고 필요" 지적
틈날 때마다 역외탈세 대응을 위한 정보수집 등 목적의 돈(예산)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는 국세청이 실제로 역외탈세 대응에 소요되는 예산을 쥐어주자 오히려 실적(역외탈세 적발·징수실적)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회는 국세청의 역외탈세 대응 활동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지고 상당액의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예산 집행효과를 제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작성한 '국세청 소관 2012회계연도 세입·세출결산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국세청에 배정된 역외탈세 대응활동 예산은 2011년 60억2500만원, 2012년 78억원, 2013년 79억원 등 총 217억2500만원이었다.
특히 지난해 국세청은 78억원(특수활동비 20억원, 특정업무경비 36억원, 출장여비 22억원)의 예산 중 98.8%인 77억700만원을 집행하고 9300만원을 불용처리했다.
문제는 상당액의 예산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는 점이다.
기재위 자료에 따르면 역외탈세 대응활동 예산이 0원이었던 2009년과 2010년 각각 54건 1801억원, 95건 5919억원(징수액 3654억원)의 적발건수 및 징수실적을 올렸고 60억원의 예산이 배정된 2011년 156건, 9637억원(징수액 2756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20억원(특수활동비)에 육박하는 예산을 추가로 배정한 지난해에는 적발실적이 46건 증가했지만, 부과액은 8258억원(징수액 6449억원)으로 감소했다.
김승기 국회 기재위 전문위원은 "역외탈세 대응을 위한 예산이 최초 편성된 이후인 2011년, 2012년 역외탈세 조사 및 추징실적을 2009년, 2010년과 비교할 때 역외탈세 대응 성과의 개선실적이 미흡하다고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김 전문위원은 이에 예산 집행효과를 제고하기 위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구체적으로 역외탈세 적발을 위한 국제적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보다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국세청이 가입·활용하고 있는 역외탈세 대응 국제활동은 '국제탈세정보교환센터(JITSIC)'과 '한·미 동시범칙조사(SCIP)' 등이다. 그러나 2010년 8월 SCIP체결 이후 지난 6월까지 국장급 실무자 회의 개최는 단 1차례에 그쳤다.
미국 워싱턴에 파견된 JITSIC 파견관도 탈세사례 수집과 각국의 방지대책 및 대응활동 수집 등 기존 해외 주재관들도 하는 수준의 정보수집만을 수행하고 있는 등 국가예산을 추가로 들여 보내놓은 의미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 전문위원은 "미국과의 공조조사 활성화와 함께 다른 국가와의 약정(SCIP)체결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JITSIC파견관의 파견성과를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간 체결된 조세조약 및 정보교환 협정 활용폭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해 조세조약에 따라 다른 국가가 우리나라에 정보제공을 요청한 건수는 536건인 반면, 국세청이 다른 국가에 정보제공을 요청한 건수는 119건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김 전문위원은 "조세피난처 국가에 외화를 송금한 국내 법인 수가 연간 180여개에 달하고 2012년 역외탈세 적발건수도 200건이 넘는 상황에서 정보제공 요청이 저조한 실정"이라며 "보다 적극적으로 정보제공 요청제도를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김 전문위원은 역외탈세 대응활동 사업의 정확한 성과평가를 하기 위해 국세청이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각종 자료를(JITSIC 및 개별 조세조약 통한 정보교환 현황 등)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문위원은 "역외탈세 대응활동을 위해 매년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국세청은 그 실적을 보여줄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구체적 조사활동 내역이 공개되지 않는 범위에서 정보수집, 교환 규모를 확인할 수 있는 통계자료를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