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금소처 분리 법안 정기국회서 본격 추진
정부가 금융감독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분리하는 법안을 다음 달 정기국회에서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외환 위기 후 통합 감독 체계를 유지해온 금감원이 약 13년 만에 다시 분할, 현행 금감원과 금융소비자보호원(가칭)으로 이원 운영하는 방안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및 금융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을 진행중이다.
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정감사 일정이 마무리되는 다음 달 중 이들 법안에 가장 역점을 두고 국회 통과를 추진할 방침이다.
고승범 사무처장은 "올해 안에 법안 통과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되는 금융정책과 감독의 분리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정책과 감독의 분리란, 금융위원회의 정책 기능을 다시 기획재정부와 통합하고, 감독 기능은 금감원과 합치는 것을 말한다. 이전 정부의 금융 감독 체계로 정부조직법 개정이 필요하다.
문제는 금감원을 분리하는 법안이 그동안 금감원을 포함해 피검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한 금융권의 반발에 부딪치며 상당한 진통을 겪어왔다.
일부 야당 의원들 역시 금융위의 권한을 키울 뿐 금융 소비자 보호와 관련이 없다는 비판을 해왔다. 이는 금융소비자보호원장을 금융위원장 제청 후 대통령이 임명하게 되면서 정부 부처의 직접적 관할이 가능해지는 상황을 두고 우려하는 것.
그러나 최근에는 동양그룹 기업어음(CP) 부실 사태가 불거지며 소비자 보호의 강화에 대한 논란이 활발해지고 있어 이러한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이 수월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일 간부 회의에서도 금융권 구속성예금, 일명 꺾기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것을 논의하기도 했다.
꺾기는 소비자 보호를 거론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해온 문제이다. 대출을 받을 때 은행의 강요로 펀드나 보험에 가입하는 것인데, 신제윤 위원장은 꺾기 단속과 처벌을 강화해 소비자 보호에 각별히 신경쓸 것을 지시했다고 전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