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최대 이벤트라고 할 수 있는 국정감사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지난 1년 동안 정부의 정책성과를 국민의 이름으로 평가하고 견제하는 국감은 '정책'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지만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MB정부에 대한 정권심판론과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등 대선 공약을 위한 재원확보 방안을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상을 보였다.
물론 올해 국감에도 기초연금 공약 후퇴 논란 등 정쟁의 소지가 다분한 이슈들이 많다. 다만 복지재원 확보 문제와 지방재정, 세법개정안 등 따져봐야 할 현안들이 산적, 정쟁국감 보다는 정책국감 쪽에 무게중심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첫 중간평가라는 점에서 야당은 기초연금 등 후퇴한 복지 공약을 둘러싼 공세적 스탠스를 취할 것으로 예상되며 여당은 세수확보와 경제활성화에 대한 실효성 있는 방안 마련을 정부 측에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 국세청, 관세청 등 경제·예산·조세정책 및 세입징수기관을 소관 피감기관으로 거느리고 있는 기재위는 오는 16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다.
□ 野 "기초연금→증세" VS 與 "경제활성화" = 기초연금을 둘러싼 여야의 노선은 분명히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예산과 경제, 재정정책을 주제로 열리는 기재부 국감에서 야당은 기초연금의 공약 후퇴가 박근혜 정부의 '국민 속이기'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복지 재원부족 문제를 지적하면서 최후의 방법으로 MB정부 시절의 부자감세를 철회하고 증세를 해야 한다는 당론을 펼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부가 '증세 없는 복지'를 표방하며 지하경제 양성화와 재정개혁 등을 통해 5년간 135조원의 재원을 확보하겠다고 했지만 수조원대의 세수결손이 불가피해지면서 야당은 '증세'라는 카드로 국감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여당은 정부의 기초연금 수정안이 재정 문제를 현실적으로 고려한 것이었다는 논리를 내세우면서 세수결손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경제활성화를 주장, 정부에 경제활성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1일과 28일 열리는 국세청과 관세청 대상 국감에서도 여당은 세무·관세조사 강화로 기업활동이 위축되면서 경제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 지방재정·지하경제 양성화 대책, 실효성 논란 = 지방재정 확충과 지하경제 양성화 방안 등에 대해 여야는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하는 등 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는 정부가 세수를 확보하겠다며 야심차게 내놓은 비과세·감면 정비와 지하경제 양성화 대책이 결국 연말에 가까워진 현재까지도 약 6조원의 세수펑크 사태를 해소하지 못한 채 흘러가고 있는 문제를 집중 부각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야당은 정부가 지방재정 확충 방안으로 연 5조원을 보전하기로 한 것에 대해 늘어나는 복지 수요와 취득세 인하로 인한 세수부족분을 타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으라고 요구를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세법개정안으로 인해 직장인들의 세(稅) 부담이 커지는 반면 세수증대효과는 2조원에 불과, 복지 재원 마련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현오석 경질론' 부상…국세청, 지역 편중 논란 = 이와 함께 세법개정안과 기초연금 등을 주도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해 야당을 중심으로 경질론도 대두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초연금 공약 후퇴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에도 야당은 이미 현 부총리의 무능력을 지적, 전면적인 경제팀 교체를 요구한 바 있다.
여당은 야당의 경질론에 적극적으로 호응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세법개정안 수정안과 세수결손, 복지재원 마련 등에 대한 현 부총리에 대한 책임론은 일정 수준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야당을 중심으로 국세청 고위직의 특정지역 편중 논란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송광조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의 후임으로 TK(대구·경북) 출신인 임환수 당시 국세청 법인납세국장이 임명되면서 이미 MB정부에서 논란이 됐던 1급 간부의 TK 쏠림 현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