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지난 5년간 체결한 MOU(양해각서) 중 65%가 후속조치 없이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각에선 산은이 법적구속력 없는 MOU의 특성을 이용해 보여주기식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10일 민병두 민주당 의원이 산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13년 7월 말까지 국내외 기관과 맺은 MOU는 총 114건으로 이 중 74건이 체결만 이뤄진 채 사후 관리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체결만 이뤄진 MOU 74건 중 51건(69%)은 2011년 이전에 체결된 것으로, 2년 이상 MOU 파기·종료나 후속 이행조치 없이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 5년간 산은이 MOU 체결을 위해 지출한 비용은 총 2억 8400여만원. 이중 외국에서 진행된 MOU에만 2억 2400여만원이 소요됐다. MOU 평가위원 평가용역비와 회의비, 출장비 등의 명목이다.
해외에서 진행된 MOU는 총 24건으로 1회 출장에 평균 1021만원, 많게는 약 2000만원의 비용이 국외출장비로 지출됐다.
이에 대해 민병두 의원은 "MOU는 법적구속력이 없는 특성상 기관장의 보여주기식 치적쌓기, 마케팅 홍보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체결만 이뤄진 채 사업협의나 정례회의 등 MOU 이행을 위한 사후조치를 찾을 수 없는 형식적인 체결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MOU 체결 이전에 충분한 사전 검토와 철저한 사후관리가 필요하다. 산은이 현재까지 진행해왔던 MOU를 재점검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것"을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