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인 권익 침해 등 분쟁해결 차원…금년 중 시행 추진
국내 일부은행들이 사망자 명의 계좌의 입금거래를 제한하는 관행이 조만간 사라질 전망이다.
고인이 받아야할 자금을 상속인이 제때 수령하지 못하고 별도의 채권회수 절차를 거쳐야해 불편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관행개선을 위해 사망자 계좌에 입금이 가능하도록 은행들을 지도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현재 국내 모든 은행들은 예금주가 사망할 경우 출금거래를 제한하고 있다. 사망인 계좌로부터 자산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상속인을 보호하고 관련 분쟁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문제는 신한·하나 등 9개 은행의 경우 출금뿐 아니라 입금거래까지 모두 제한하고 있어 물품대금이나 임대료 등 사망자에게 지급돼야 할 자금이 갈 곳을 잃는 일이 벌어진다는 것.
해당 은행들은 사망자 계좌에 오류입금이나 기초생활수급금 등의 착오지급 발생 시 자금반환이 어렵고, 사망자는 민법상 권리 및 의무능력을 상실하기 때문에 입금을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금감원은 은행이 계좌 입금을 제한하면 상속인의 채권회수를 어렵게 하는 등 권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 계좌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오류입금 및 일부 사망자 계좌에 대한 기초생활수급금 등 착오지급 등을 이유로 전체 사망자 계좌의 입금을 제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판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인 명의 계좌로 임대료 등 상속인이 알 수 없는 자금이 입금되도록 지정돼 있는 경우에 입금자체가 제한되면 자금수령이 지체된다"며 "이 경우 별도의 채권회수 절차가 필요해 상속인의 권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이에 금감원은 9개 은행에 사망자 계좌에 입금이 가능하도록 지도하는 한편, 모든 은행이 사망신고 및 계좌 명의변경 등에 대한 안내와 홍보를 강화해 사망자 예금계좌가 조속히 정리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관행개선은 은행별로 관련 내규 및 전산시스템 등이 정비되는 대로 시행될 예정이며, 금년 중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