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모범규준 노력에도 관행 여전
15일 김영주 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국내 보험사가 지급하지 않은 부지급금이 3119억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험금 부지급율은 고객들이 보험료를 청구했을 때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비율로 보험 소비자 보호와 자발적인 개선을 위해 공시하게 돼 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손보사 13곳의 보험금 부지급금은 2945억원으로 약 1.87%의 부지급율을 나타냈으며, 전체 부지급건 중 10만원 이하의 소액보험금 부지급율은 55%에 달해 결국 보험청구 2건 중 1건은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사별로 살펴보면 우선 손보사의 경우 총 부지급금 금액에서는 삼성화재가 1177억원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삼성화재는 10만원 이하 부지급율 순위에서도 동부화재(76%)에 이어 54%로 2위를 차지했다.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가 각각 546억원과 407억원으로 보험사 중 부지급금 금액이 높았다.
총 부지급율에서는 AIG손해보험이 4.63%로 가장 높았으며, 뒤를 이어 삼성화재(2.76%)와 메리츠화재(2.49%)로 뒤를 이었다.
생보사 16곳의 보험금 부지급금은 174억원으로 부지급률은 약 0.86%로 손보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총 부지급금 상위사를 보면 NH농협생명이 34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삼성생명(31억원)과 교보생명(25억원)이 비슷한 수준으로 뒤를 바짝 따랐다.
총 부지급율에서는 PCA생명이 8.5%로 가장 높았고 이어 AIA생명(5.6%), 흥국생명(5.3%) 등의 순이었다. 전체 부지급건 중 10만원 이하 부지급율 순위에서는 ING생명이 60%로 1위를 차지했으며 교보생명(48.6%)과 현대라이프(47.8%)가 뒤를 따랐다.
김 의원은 "보험금 부지급율이 높다는 것은 보험사가 보험금 청구시 보험금 지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보험사의 보험금 부지급 사유로는 계약 전 알릴 의무 위반, 고의로 인한 보험사고, 약관상 보상하지 않는 사항 등의 사유가 있으나 불완전판매로 인한 원인이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에서 공정한 보험금 지급관행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 2008년 4월 '보험금 지급업무에 관한 모범규준'을 마련하는 등 보험산업 신뢰도 제고를 위해 노력해 오고 있지만 2006년 이후 연도별 부지급률은 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김 의원은 "보험사의 부지급률이 이렇게 높은 것은 그동안 보험사들이 소비자에게 가입은 쉽게, 지급은 어렵게 하는 관행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며 "국민들에게 와 닿는 금융당국의 지도 감독과 보험업계의 자발적인 모범규준 이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