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준 "론스타와 공동설립…2000년부터 운영"
예금보험공사가 버진아일랜드에 이어 버뮤다에 또 다른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김기준 민주당 의원이 예보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예보는 기존에 해명했던 것 외에도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를 추가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일부 언론에서 공개한 '조세피난처 프로젝트'명단에 포함돼 있던 예보의 페이퍼컴퍼니는 버진아일앤드 소재 법인이었으나 이번에 확인된 곳은 버뮤다에 소재한 것.
예보는 버진아일앤드 소재 페이퍼컴퍼니의 경우 "해외부실 자산을 효율적으로 회수하기 위해 현지에 설립하는 것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지만, 이번에 발견된 페이퍼컴퍼니는 국내 자산을 관리하는 회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페이퍼컴퍼니는 국내에서 외환은행 헐값매입, 외환카드 주가조작, 스타타워 매각 관련 탈세, 자회사의 외화 불법반출 혐의 등으로 수많은 논란에 휩싸였던 론스타 펀드와 예보가 공동투자해서 설립한 것으로 밝혀졌다.
예보가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00년 8월 예보의 자회사인 정리금융공사(現 케이알앤씨)와 론스타가 부실채권의 효율적 매각과 매각이익 극대화를 위해 'LSF-KDIC'란 이름의 페이퍼컴퍼니를 버뮤다에 설립했으며 현재까지 운영 중인 것으로 나와 있다.
김 의원은 "이 회사가 보유한 부실채권은 대부분 외환위기 당시 예보가 취득한 국내 은행들의 부실채권"이라며 "다시 말해 채무자나 처분할 담보가 모두 국내에 소재하는 채권이어서 굳이 효율적 회수를 위해 법인을 해외에 설립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혈세로 자기나라 투자자들의 배를 불리는 론스타와 대한민국의 금융공기업이 해외 조세피난처에서 아직도 밀월을 즐기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예보는 론스타와 함께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이유를 국민들 앞에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