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브랜드 사용료 4352억원…SC지주의 22배 해당
SK· LG 등 매출액 높은 대기업 보다 사용료 많아 '구설'
농협중앙회가 신경분리 이후 농협은행 등으로부터 받는 브랜드 사용료가 국내 금융지주 평균보다 9배가 넘는 등 폭취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통상 지주사가 계열사로부터 받는 브랜드 사용료를 농협중앙회에서 받고 있는데 매출액 대비 비중이 LG나 SK 등 국내 10대 그룹보다도 높아 소위 '갑'중에 '갑' 논란이 거셀 전망이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식 민주당 의원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 '금융지주회사의 2012년 브랜드 사용료 수취 현황'을 분석한 결과 농협중앙회가 수취하는 브랜드 사용료가 4351억원에 이르며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농협중앙회가 받은 브랜드 사용료 4351억원은 매출액 대비 1.6%에 이르는 금액으로 국내 금융지주사 평균의 9배가 넘었다.
국내 금융지주의 평균 브랜드 사용료 수취율은 0.37%이나 농협중앙회를 제외하면 0.17%에 불과해 농협중앙회가 다른 금융지주보다 평균 9배 높은 비율로 브랜드 사용료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농협 다음으로 브랜드 사용료를 많이 받는 곳은 신한지주로 1142억원을 받고 있었으며 매출액 대비 0.37% 수준이었다. 이어 우리금융지주(625억원, 0.17%), KB금융지주(435억원, 0.16%), 산은지주(251억원, 0.13%),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 금융지주(121억원, 0.07%), 메리츠 금융지주(118억원, 0.17%) 등의 순이었다.
금융지주의 영업수익을 보면 농협중앙회가 27조원을 기록하며 우리금융의 36조원과 신한금융의 32조원에 이어 3번째를 기록했으나 브랜드 사용료는 농협중앙회가 이들보다 4~7배 높았으며, 외국계 SC금융지주보다는 22배나 높았다.
농협중앙회에서 받는 브랜드 사용료는 '명칭사용료'라는 이름으로 각 계열사로부터 선지불 형태로 받아 오고 있다.
이렇다 보니 농협금융 등 계열사들이 적자가 나더라도 수천억원의 브랜드 사용료는 선지급되는 구조적 문제점이 있었다.
실례로 농협금융이 올 상반기 2879억원 당기순이익을 실현했으나 2분기에만 399억원의 적자를 냈다. 하지만 농협금융은 순이익의 78.7%에 해당하는 2267억원이 농협중앙회에 명칭사용료로 지급했다.
농협중앙회의 브랜드 사용료는 LG, SK, GS, LS 등 일반 대기업과 비교해도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LG나 SK의 일반지주회사들은 계열사들로부터 매출액 대비 약 0.1~0.2%의 브랜드 사용료를 받고 있어 농협중앙회와 대조를 이뤘다.
금감원 공시시스템 공시 자료를 살펴보면 SK 2105억원(매출액 157조 대비 0.13%), LG 2711억원(매출액 115조 대비 0.24%), GS 828억원(매출액 70조 대비 0.12%) 등으로 매출액이 농협에 비해 3~5배 높지만 브랜드 사용료는 오히려 적었다.
김 의원은 "농협은 브랜드 사용료 수취율이 너무 높을 뿐만 아니라 농협중앙회가 직접 계열사로부터 부과 받는 것은 신경분리를 통해 농협금융지주를 만든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공정위는 지주회사에서 브랜드 사용료 산출근거를 명확히 제시하도록 하고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 거래 여부도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