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불복 유혹은 악마의 손길" VS "與는 헌법불복 세력…대통령의 호위무사"
국가정보원과 군의 대선개입 사건을 둘러싼 여야의 격한 대립이 점입가경이다.
새누리당은 25일 '대선불복론'을 재차 거론하며 "야당에 대한 악마의 유혹"이라며 맹비난을 하면서 민생경제 위기와 정쟁 국감에 대한 탓을 민주당으로 돌렸다. 반면 민주당은 국가기관 대선 개입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전혀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새누리당 지도부를 향해 "대통령의 호위무사"라고 비난을 쏟아내며 "헌법불복 세력"이라고 규정했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 상황 점검회의에서 민주당을 향해 "대선불복의 유혹은 악마가 야당에게 내미는 손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겨냥했다.
□ 최경환 "대선불복, 야당에 내미는 악마의 유혹" 맹공 = 최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시계를 작년 대선으로 되돌려 정치 공세에 골몰하면서 국감이 실종되고 있다"며 "심지어는 국감 후 예산과 법률 심사를 거부하고 전면 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흘러나오고 있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생경기 침체와 관련 입법 통과 지연 등을 민주당 탓으로 돌리며 "경제와 민생을 외면한 정치 투쟁을 명분과 별별 논리로 감싸려 하겠지만 우리 국민은 금세 야당의 심리를 알아차릴 것"이라고 일갈했다.
김기현 정책위 의장은 "민주당은 이번 국감을 대선불복 국감으로 변질시키고 있는데 최악의 정쟁국감으로 기록될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가 크다"며 "이제라도 정쟁을 중단하고 민생국감이 되도록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선거의 절차적 공정성보다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이 인터넷 댓글 몇 개를 보고 대통령을 선택하는 고작 그런 수준의 국민 분들은 아니었다"며 "국내에서 생산되는 트윗, 리트윗 글의 0.02%, 1%의 50분의 1정도인 것으로 대선 판도가 바뀌었다고 정치 공세를 펴고 있는 분들에 대해 허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한길 "새누리당은 헌법 불법 세력", 전병헌 "대통령 호위무사" = 민주당은 '대선불복론'에 강경 대응하며 "헌법수호 세력 대 헌법불복 세력의 전면전"임을 내세우면서 새누리당 지도부를 향해 "대통령의 호위무사"라고 비난했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향해 "(국정원, 군의 선거개입은) 명백한 헌법불복 행위이며 이를 비호하는 행위도 헌법불복"이라며 "사이버사령부 불법 댓글은 헌법 7조와 헌법5조를 각각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새누리당이 헌법을 지키려는 국민의 의무를 대선불복으로 무마하려는 것이라면 새누리당 스스로 헌법불복인 것"이라며 "오로지 '대선불복'이라는 구호를 전가에 보도처럼 휘두르는 집권세력에게 국민은 크게 분노할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검찰 수사 '외압' 논란과 군의 선거개입 문제에 대한 '사과'와 진실규명 의지 천명, 윤석열 여주지청자의 특임검사 임명에 관한 박 대통령의 결단을 거듭 촉구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지도부를 향해 "진상 규명에 협력하고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집권당다운 모습을 보여달라. 언제까지 대통령의 눈치만 보며 호위무사만을 자처할 것인가"라고 힐난했다.
전 원내대표는 '대선불복론' 공세에 대해 "국민의 요구와 야당의 요구는 대선의 승패를 따지자는 게 아니다"고 일축하며 "박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책임과 임무를 다하라는 것이다. 대통령의 침묵이 문제를 어렵게 하고 있다. 침묵은 국민 무시이자 책임 회피"라고 재차 비판했다.
또한 전날 "정정당당히 선거를 치렀다"며 성명을 발표한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에 대해서도 "진실 모독이자 적반하장"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번 주말 긴급 의원총회를 다시 열어 국정원·군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당의 입장과 향후 진로를 논의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