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달러화 약세…환율전쟁 다시 촉발 우려
올해 상반기 환율 파생상품 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 엔화 관련 통화선물 거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일본의 '아베노믹스'를 비롯해 글로벌 환율전쟁이 벌어지며 환율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미국 달러화 약세로 주요국 통화 가치가 올라 환율전쟁이 다시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27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투자자의 통화선물 거래대금은 4천807억2천910만 달러로 작년 동기의 2천154억3천96만 달러보다 123.1% 늘었다.
같은 기간에 거래량은 172만4천891계약(일계약 기준)에서 388만3천384계약으로 125.1% 증가했다.
통화선물은 일정 통화를 미래의 일정 시점에서 약정한 가격으로 사거나 파는 것으로 헤징이나 환차익을 얻으려고 이뤄지는 거래다.
올해 상반기 통화선물 거래대금은 작년 한해 거래대금(4천529억2천673만 달러)을 이미 넘어섰다. 거래량도 작년 한해(369만5천599계약)보다 이미 5.1% 많다.
특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로·달러 선물 거래와 엔·달러 선물 거래가 큰 폭으로 늘었다.
상반기 유로·달러 선물 거래대금은 3천234억 달러로 작년 상반기(1천667억 달러)보다 93.9% 늘었다.
엔·달러 선물 거래대금은 891억 달러로 작년 상반기(163억 달러)보다 무려 447.2%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87.34엔으로 시작해 한때 102.27엔까지 올라 상승 폭이 17.1%에 달했다.
상반기 외환차익거래(FX마진거래) 대금은 1천634억8천393만 달러로 작년 상반기(1천679억5천345만 달러)보다 2.7% 줄었다.
FX마진거래는 두 개 통화(通貨)를 동시에 사고팔며 환차익을 노리는 파생선물거래의 일종으로 한때 '한방'을 노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몰려 급팽창했다가 규제가 강화됐다.
올해 상반기 통화선물 거래가 급증한 것은 미국, 일본 등 각국 정부가 앞다퉈 양적완화에 나서며 환율 변동 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리스크가 커지지만 기대 수익률도 높아져 개인이나 기관투자자의 선호도 역시 함께 올라간다.
이지형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에 엔·달러 환율이 많이 올라 이 분야에서 거래가 증가했다"며 "엔화 영향이 가장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미국 달러화 약세가 계속되고 있어 환율 변동성은 다소 줄었다.
그러나 달러 약세로 다른 주요국 통화는 가치가 올라 달러를 매도하는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 24일 장중 한때 연저점이 붕괴되며 1,050선을 위협했다.
25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0.8원 올라 달러당 1,061.8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에 따른 것이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최근에는 통화선물 거래가 조금 줄었지만 내년에 양적완화 축소가 본격화하면 달러화 방향이 바뀌고 일본의 4월 소비세 인상이 외환시장 변동성을 높이면서 거래대금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