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무분별한 전세자금대출 퍼주기로 인해 가계부채가 오름세를 이어가는 등 위험 신호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은행권의 전세자금대출이 주택담보대출이 급격히 늘던 시기보다 두 배 가까운 속도로 불어나며 서민경제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는 것이다.
28일 김기준 민주당 의원은 금융감독원의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금융권의 전세자금 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세가 고공행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의원이 국감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증감 현황에서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2006년 주택가격이 고점을 찍을 당시 잔액이 전년 대비 14.1% 증가했고, 금융위기 여파에 대한 반등으로 2009년 부동산 경기가 반짝할 때 10.2%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에 비해 전세자금대출은 전세가격이 꿈틀대기 시작하던 2009년부터 최근까지 매년 평균 28.7%씩 증가하고 있다.
또 2009년과 2010년에는 각각 전년 대비 22.1%, 21.9% 증가했는데 2011년에는 무려 42.2%나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올해 3월까지 전세자금대출은 은행의 경우 134.5%가 늘었고, 보험사와 상호금융(농협, 수협, 신협 등)은 무려 267.4%와 2801%씩 늘었다.
은행을 비롯한 모든 금융권이 주택구매 수요 하락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어려워지자 이번에는 모두 전세자금대출로 말을 갈아 탔다는 것이 김 의원의 분석이다.
김 의원은 "현재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해진 원인 중 하나는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신용 공급에 있다"며 "금융기관이 국민경제나 주거안정 같은 국가적인 이익은 무시하고 단기적인 이익창출에만 혈안이 돼 '물 들어 올 때 노 젓겠다'는 심정으로 주택담보대출 퍼주기에 나섰기 때문이다"고 꼬집었다.
또 김 의원은 "금융기관이 주택가격이나 전세가격 급등 같은 서민경제의 위기 상황을 더 이상 자신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당국 또한 부동산 대책에 대출을 활용하는 정책을 지양하고 가계부채 연착륙 문제와 관련 금융권의 무차별적인 신용공급 현황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